8. 불편

우리의 존재 자체가 누군가에겐 불편이다

by Bekay

최근 비행기 안에서 2세 미만 아이가 크게 울어,

동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함께 탄 사람들은 참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댓글을 봤는데,

어린아이를 동승해서 여행을 간 부모에 대한

비난이 가득했다.

요는 그 울음소리로 인해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 대답에 답해보는 건 어떨까?

왜 공기를 더럽히는 비행기를 타고 다녀

공기를 더럽히냐 성토하는 사람에게는

무엇이라 답할 것인가?

왜 외국의 바이러스를 옮기고 다니냐라는

원주민의 힐난에는 무엇이라 답할 것인가?

발암 물질을 만드는 디젤차를 왜 타고 다니며,

버스를 왜 타서 나의 건강에 영향을 주냐고 물으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우리는 살면서 필연적으로 남에게 폐를 끼친다.

숨을 쉼으로 산소를 줄이고,

쓰레기를 버리며 환경을 오염시키고,

우리는 원래 그렇게 남에게 폐를 끼치며 사는 존재다.

그게 우리의 존재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그런 존재인 우리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이유는

조심하게 행동해, 폐를 끼치지 않아서가 아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자 하는 관용의 마음이다.


함께 사니까, 모두 불편하니까,

모두를 향해 나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그 입장을 이해하는 그런 마음 말이다.


어느샌가부터 우리의 마음에

약자 혹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관용의 마음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2003년 가을 뉴욕에서 봤던 그 장면이 떠오른다.

휠체어를 끌고 버스를 타던 장애우의 느린 탑승을

재치와 웃음으로 도와주던 버스 기사의 표정과

당연함과 배려의 웃음을 띤 승객들 사이에서

머쓱함으로 서 있던 내가 있었던

부끄러운 그 장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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