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겸손

이 바닥 겸손해야 된다.

by Bekay

‘소리 없이 강하다. 쉿! 레간자’

대우 자동차의 레간자라는 차를 기억하는가?

(당시 아버지의 차가 레간자였다.)

레간자는 당시 경쟁사 대비 조용하다는 컨셉으로

1990년대 소나타의 아성을 잠시나마 무너뜨리며,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 차의 조용하다는 컨셉은 경쟁 피티를 통해

모 광고 대행사에서 제안한 것인데,

재미있는 것은 그 조용하다는 컨셉이

레간자만을 위해 개발된 컨셉이 아니라,

자동차 광고 P.T 때 썼다가 떨어지고 난,

차순위의 n번째 아이디어였다가 우연히 발탁되었다는

이야기를 저기 꿈너머 어디에선가

선배들에게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즉, 레간자의 성공은 아이디어의 독창성과 전략이라고

보기엔 약간 머쓱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늘 그렇듯,

무언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 있어,

그것을 행하는 이의 능력이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성공을 설명할 수는 없다.


반대로 내 능력이 조금은 부족해도,

세상과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내 마음속의 끈기와 환경과 그 무엇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운이 성공으로 이끌어 줄 수 있다.


개인의 능력이 성공에 가깝게 해 줄 수는 있으나,

완성시켜 주는 것이 아니다는 사실을

가슴속에 새기고,

내 능력이 성공의 전부라는 오만을 과감히 떨친 채,

세상에 감사하며, 겸손하고 겸허한 마음을 가지는 것.


아이러니컬하게도

능력주의가 판치는 이 세상에서 이 것이 성공을 가장 가깝게 해주는 지름길이리라.

월, 화, 수, 목, 금, 토 연재
이전 14화14. 감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