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그득하고 말투는 어눌하다.'
내가 이번에 함께 일하게 된 인테리어 사장님의 첫인상이다.
견적을 받느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계산이 날카롭고 명확하다.'
사장님에 대한 두 번째 느낌이었다.
필름을 이만큼만 진행하면 한 명이라서 얼마,
이정도 더 하고 싶으면 두 명이 필요해서 얼마.
갈매기 몰딩을 뜯어내더라도 안에 마이너스 몰딩이 있는데,
살리기는 어렵고 다시 작업해야 하니 얼마.
말투나 제스쳐가 세련되지는 않아도
예산에 맞는 최적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의사소통 방식이었다.
사장님의 이런 의사소통 방식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세월이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오랜 세월을 현장에서 쌓으면서 체득했다는 것을
대화를 하면 할수록 느낄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이야기하지 않고,
뜯어내는 과정과 뜯어낸 후, 다시 시공하는 과정을
하나하나 더듬어가며 견적을 냈다.
'대충 해서 얼마'와 같은 결론이 단 하나도 없었다.
상품의 종류와 재질을 의논해가며 완성한 견적서에서
나는 한 푼도 깎지 않고 계약을 했다.
각 항목과 금액이 모두 납득이 되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공사를 시작하고 연락이 온다.
뜯어보니 철거하고 설치할 필요가 없어서
견적보다 00만원이 빠질 것 같다는.
뜯어보고 견적이 늘어나는 경우가 부지기수,
이렇게 줄이는 경우는 또 처음이다.
사장님을 보며 나를 돌아보았다.
얼마나 날카롭게 최선을 다 하고 있는지.
그의 얼굴에 묻은 땀방울을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다.
No limits, Boldly go.
글쓰는 투자자 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