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디테일이 아니었어
인테리어를 위해 견적을 받고 있었다. 사용하는 공간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던 중, 사장님이 묻는다.
"몇 명이 살 거예요?"
내가 대답했다.
"두 명이요."
사장님은 당연한듯 말을 이어갔다.
"아, 아이가 없구나."
그 말을 막아서며 내가 답했다.
"아뇨, 아이랑 저랑 둘이 살 거예요."
사장님은 크게 당황한 기색 없이 다음 말을 이어갔다.
오히려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내 쪽이었다.
여자 사장님이라 다행이기도 했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 달갑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아이와 내가 둘이 살 공간이라는 가정을 하고 구상을 이어갔다. 남는 방 하나를 옷방으로 쓸 예정이라는 이야기도 물흐르듯 이어졌다.
사실 이런 상황을 이미 머릿속으로 그려본 적이 있다. 상담 선생님과 함께. 상담 선생님은 이혼을 한지 꽤 오래되어서 그런지, 상당히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내가 이혼을 부끄럽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나는 아니라고 답했다. 잘못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니니 숨길 이유는 없다는 결론이었다.
다만 내가 미리 소문을 내고 다닐 필요는 없는 것이고, 누가 묻거나 말해야하는 상황이 오면 이야기하는 것으로 정리를 했다. 그리고 나서 실제로 인테리어 사장님과 이야기할 상황이 온 것이었다.
말하고 나니 시원했다. 앞으로도 이런 순간들이 종종 찾아오겠지?
하지만 이내 조금 더 복잡한 상황들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아이와 관련된 사람이 물으면 어쩌지? 그 사람이 딸에게 편견을 가지거나, 안 좋은 소문이라도 퍼뜨리는건 아닐까? 그러면 너무 속상할 것 같은데.
지극히 일상적이고 사소한 순간들이겠지만, 안 좋은 결과를 상상하자니 끝도 없었다.
하지만 뭐 어떻게 해.
방법이 없다. 범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평생 숨길 수는 없다. 숨기려면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해야한다. 많은 거짓말을 하려면 일상을 긴장 속에 살아야한다. 그런 일상은 멋도 없고, 행복하지가 않을 것 같다.
어떤 일을 겪게될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내 현실을 받아들였다. 온전히 인정하고, 싱글맘으로서 현실을 살아갈거다. 내 방식대로 한 걸음씩. 그게 아이에게도 더 좋은 영향을 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