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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지 Nov 09. 2023

여행 중독자가 돈 벌면서 여행다니게 된 썰

추억 이야기

나는 여행을 무척 좋아한다.


20대에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돈을 버는 족족 여행을 다녔다.


인천, 대구, 경주, 통영, 부산.


돼지국밥에 소주가 너무 맛있어서

한동안은 부산을 오갔고,


통영의 바다가 끝내주게 예뻐서

노후에는 통영에 살기로 마음먹었다.


스쿠터를 타고 누비는 제주도는

세상 모든 시름을 잊게 해줬다.



겨울의 한라산 정상


제주도의 사계절을 모두 보고 나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동남아로 시작한 여행은

유럽으로 뻗어나갔고

호주, 남미를 섭렵하고 나서도


아프리카 여행을 꿈꾸던 여행 중독자.




휴가를 맞춰 쓸 수 있던 친구와 나는

여행을 함께 하며 떠돌이 삶을 꿈꿨다.


약간은 거지같은 몰골로

모르는 동네 구석구석을 누볐고,


아무렇게나 들어간 식당에서의

낯선 메뉴판과 음식에 환호했고,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세계 각지의 술을 맛보며 행복해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니

여행이라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전국을 누비는 부동산 투자자가 되었다.

이게 아니면 인생에 희망이 없던 시절.


토요일 새벽이 되면 지방으로 향했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임장 여행'을 떠났다.


기차를 타기도 하고,

버스를 타기도 하고,

비행기를 타기도 했다.




그렇게 주말 하루 10시간씩.

예전 여행할 때처럼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다녔다.


국내였지만 구석구석이 새로웠고,

사람들도,

그들이 사는 모습도 제각기 달랐다.


걸으면서 나누는 인생이야기, 투자이야기는 즐거웠고,

걷다가 들어가는 그 지역만의 음식점은 행복했다.




그러다가 아파트에 투자를 하게 됐다.


객지에서 간 여자 사람이 집을 사고

수리를 하고 세를 놓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눈탱이 때리는 사장님,

먹튀하는 사장님,

무시하는 사장님,

거짓말하는 사장님...


그들을 대하는 것도 여행의 일부였다.


아는 지역이 많아지니 투자는 더 재밌어졌다.

상승장을 맞아 집 값이 오르니 더어어 재밌어졌고.


그렇게 참 즐겁게 전국을 다녔고,

전국 각지의 거의 모든 아파트를 눈과 발에 담았다.



유독 덥던 여름의 어느 날,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언덕을 오르다가

동료가 한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 우리 이러다가

나중에 겁나 부자는 됐는데,

인공 관절 달고 다니는 거 아니야?"




힘든 여행이었지만,

나와 가족의 미래를 위한 가치 있는 여행이었다.


그리고 그 여행은

현재 진행중이다 :)



No limits, Boldly go.

글쓰는 투자자 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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