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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지 Nov 10. 2023

멋지지 않아도 돼

자기 욕구에 충실하던 아이는

어느 시기부터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다.


내가 원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나에게 원하는 것

그 사이 어딘가를 오가며

적정한 곳을 찾는 연습을 하는듯 보였다.




선생님의 "너무 예쁘다."는 말에

치마를 계속 찾고,


엄마의 함박 웃음에

개다리춤을 반복해서 춘다.


친구들에게 줬더니 맛있다고 한 과자를

견학 때마다 또 싸가려고 한다.




옷을 혼자 갈아입었을 때,

어려운 티니핑 그림을 완성했을 때,

변비를 이기고 응가를 멋지게 해냈을 때,


"우와~ 멋지다"라는 말을 자주 했더니,


스스로 뭔가를 할 때마다

"나 멋지지?"라고 되묻는다.


언제부턴가는

'멋져 보이고 싶어서'하는 행동이 늘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입원을 하고 이래 저래 아프느라

한동안 유치원에 가지 못했다.


그런데,

다시 유치원에 가기 시작한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안 그래도 바쁜 출근 시간에

한동안 큰 전쟁이 일어났다.


어떻게든 달래서 끌고 가려는 엄마

vs

어떻게든 유치원에 안 가려는 아이


화도 내보고 달래보기도 하고

설명도 해보고 선물도 줘보고


별의 별 것을 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 출근은 해야 하는데...

미쳐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알게 된 아이의 마음,

'멋져 보이고 싶어.'


근데 뭐가 이렇게 어려운거야!!!



그랬다.

아이는 멋져보이고 싶은데,


한동안 유치원을 빠지는 동안

친구들은 새로운 것을

너무 많이 배운 것이었다.


잘 하고 싶은데,

자꾸만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했을 거다.




그 후로 이 말을 자주 해줬다.



멋지지 않아도 돼.



잘 못해도 돼.

하려고 노력해 보는 게 중요한 거야.


아이는 어느덧

'안멋짐'을 극복해냈다.


아침마다 벌떡 일어나서 유치원에 가고,

멋지지는 않더라도

자기 일을 열심히 해 다.


마음 먹은 대로 잘 되지 않으면

"잘 못 할 수도 있는거야, 그치?"라고 말한다.


이전보다 훨씬 더 편하게 도전한다.

잘 되면 뛸듯이 기뻐하지만,

잘 안 되더라도 그전처럼 슬퍼하지 않는다.


"노력하는 게 중요한 거지."

"계속 해보면 나도 할 수 있을 거야."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에게
완벽한 기회가 오는 것이 아니다.

부족하게라도 일단
치고 나가는 사람에게 기회가 오고

그것들이 좌충우돌하면서
완벽하게 다듬어지는 것이다.

독설, 유수연





그래서 결론은,

오늘도 나에게 말해줘야지.


"오늘 글을 잘 못 써도 돼."

"계속 해보면 더 잘 쓰겠지."


그리고... 여러분이 잘 하고 싶은 그것도요.


No limits, Boldly go.

글쓰는 투자자 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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