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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지 Nov 14. 2023

부자 되기 쉬운 사람인지 판단하는 법

생겨 먹음 극복하기

'생겨 먹은 것'


상담 선생님의 표현이었다.

사람마다 '생겨 먹은'게 다르고,

바꾸기도 힘들다고.


스스로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를 알고,

그걸 받아들이면 좋다고.


마흔을 앞두고서야 비로소

내가 어떻게 생겨 먹은 사람인지 알고

진짜 나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를 나타내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고,

요즘 사람들은 주로 MBTI로 나타낸다.


나는 INFP.

I 내향형: 에너지가 안으로 향함

N 직관형: 육감에 의존하며 미래지향적

F 감정형: 개인적, 사회적 가치로 판단

P 인식형: 융통성 있고 개방적으로 접근


그래그래 인프피 만나기가 정말 흔치 않아



그런데,

매년 챙겨보는 하나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내 성향은 부자와는 영 딴판이다.


(투자자로 잘 살아가다보면 필연적으로 부자가 되어야 하는데 이렇게나 안 맞다니)

넌 부자가 되기 힘들어!!라고 말하는 하나은행 보고서



수퍼리치는 E가 많다지만 그래, 적당한 부자는 I도 많다고 치자.


그 다음 항목들인

N, F, P로 생긴 사람은 각각 약 20%,


나처럼 NFP를 모두 가진 사람은

20%의 20%의 20%,

즉, 0.8%의 비율로 수렴한다.

(이게 수학적으로 맞나?ㅎ)




이상한 일도 아니다.

투자를 하면서

내 생겨먹음이 투자자와는

영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수없이 느꼈다.


계획적이고 장기적인 시각에서(J)

보고들은 것을 바탕으로(S)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서(T)

투자해야 하는데,


융통적이고 즉흥적인 성격에(P)

직감적인 판단이 중요하고(N)

타인에게 흔들리기 쉬운(F)

성격을 가졌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내가 만난 투자자들은

티제(STJ) 성향이 많았고,


인프피(INFP) 투자자를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드문 일이었다.


동료들과의 파국을 담당하던 나....ㅎㅎㅎ




문제는 나는 투자가 너무 좋다는 것,

그리고 투자를 잘 하고 싶다는 것.


그래서,

투자자로서의 여정은

나에게는 '생겨먹음'을 극복하는 과정이었다.


시간과 돈을 관리하는 건 핵심 능력이라

일정 관리와 가계부 쓰기가 꼭 필요했는데,

P에게는 이게 참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일이었다.


포기에 포기를 거듭하다가 결국

PPP에게 최적화된 방식으로

내가 직접 만들어서 활용하기 시작했다.


글쓰기도 사실 살기 위해서 했다.

내가 느낀 '느낌'의 근원이 어디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기 때문에(ㅋㅋ)

글을 써가며 찾아야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작은 습관들은 하나씩

내 생활 속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참 신기한 것은,

기본적인 습관들이 자리잡자


기존에 영 투자자답지 않다고 생각했던 점들이

나만의 장점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융통성 있게 결정하는 일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직감적으로 물러난 것이 결정적이기도 했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많은 부동산 투자에서

타인에게 민감한 것도 꽤 유효했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정신적으로 단련하고 성숙해야 하며,


이를 통해 인간의 연약한 본성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영혼이 있는 투자




부자가 되기 좀 더 좋은 성향은 있겠지만,


투자는 결국 누구에게나

본성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어차피 인생이라는게 '생겨먹은' 나를 인정하고 다듬어 가는 과정이니까.



+ '내 이야기'를 쓰는 게

참 어려웠는데, 할 말이 많아진다.


친한 친구한테 이야기하듯

수다쟁이가 되어간다.


또한 생겨먹음을 극복하는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그 여정을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No limits, Boldly go.

글쓰는 투자자 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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