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축구의 비밀은 볼에 있다는 말. 내가 하는 일, 글쓰기에도 이 문장을 활용하고 싶다. 그렇다면 쓰기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쓰기의 실력은 '출간'에 있다. 습작이 나쁘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본인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습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화가가 전시는 하지 않고 그림만 그린다고 해보자. 어떤 피드백도 받을 수 없다. 관람객의 반응을 보고 작품을 수정해 더 나은 작품을 내놓을 수 있다. 사람들의 요구가 무엇인지도 파악할 수 있고. 피아니스트도 비슷하다. 연주회를 하지 않고 연습만 하면 지치기 마련이다. 역시 관객들의 반응을 볼 수 없으니 자기 성장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왜 책을 출간해야 글쓰기 실력이 는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첫째, 책을 쓰면 독자를 위한 마음이 생긴다. 연습할 때도 독자를 정해놓고 쓰면 아무래도 정하지 않고 쓰는 글과는 차이가 있다. 글쓰기 전에 내 경험에서 비롯된 메시지를 정하고, 누구를 위해 글을 쓰는지 정하고 쓰면 좋겠지만 초보 작가가 매번 이렇게까지 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책은 다르다.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말을 정할 것인지를 정하고 글을 쓴다. 그들을 생각하며 쓰기 때문에 더 정성 들이게 된다. 내가 말하는 정성은 쉬운 말 적기, 직독직해할 수 있는 글쓰기, 독자의 문제가 무엇인지와 내 경험으로 그들의 문제를 돕기이다. 독자를 정하면 위에서 말한 내용을 담으려 노력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연습으로는 부족하다.
둘째, 퇴고를 하기 때문이다.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는 글이 필요하다. 보통 책 한 권은 사십 개의 글이 필요하다. 이 글은 모두 수정 단계를 거친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고가 필요하다. 메시지, 독자, 경험, 구조 등을 정해놓고 글을 쓴 다음에 내가 쓴 글을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면 책을 출간할 수 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퇴고는 글 한 편을 새로 쓰는 정도이다. 단순히 단어와 문장만 바꿔서는 글이 좋아질 수 없다. 1.5매의 글을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할 궁리를 한다. 그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쓰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글의 순서를 바꾼다. 내 글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구성을 선택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쓰려는 노력을 기울인다. 다시 글을 쓸 정도로 퇴고를 한다면, 책 한 권을 출간하면서 팔십 편의 글을 쓰게 되는 셈이다. 실력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셋째,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마흔 편의 글을 쓰기 때문이다. 책 한 권에 있는 글 한 편마다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경험이 다양해야 한다. 같은 경험이 세 번만 나와도 지루하다. 물론 책을 한 달 뒤에 읽으면 새롭겠지만, 여기서는 연속해서 읽는다고 가정한다. 독자가 지루하다고 느낄 때가 또 있다. 글의 구성이다. 나는 세 가지 사례를 들며 글을 쓰는 걸 좋아한다. 지금도 세 개의 뒷받침 문장으로 글을 쓰고 있다. 이러한 글이 처음부터 끝까지 있다면?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니까 읽기에는 쉬울 수 있으나 내가 독자라면 선호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그 내용이 들어봤을 만한 것이라면. 쓰는 글 모두가 다른 구성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섯 개 정도의 구성을 가지고 경험에 맞는 구조로 글을 써도 지루하지 않다. 결국, 책을 쓰기 위해서 다양한 경험을 기억해 내야 한다. 글 쓰는 구성도 변화가 있으면 좋다. 작가가 쓰는 글을 위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결국 실력을 향상한다.
이렇게 쓰고 보니 잘 쓰는 글의 비밀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이렇게 봐도 좋고 저렇게 봐도 좋다. 내가 말하는 '잘'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말이다. 나는 '잘'을 과거에 쓴 글보다는 나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독자 분명하게 정하고, 쓴 글을 퇴고하면 잘 쓸 수 있다. 하나의 주제로 사십 편 쓰는 건 출간이라는 목표를 뒀을 때 가능하다. 출간이라는 목표를 두고 글을 쓸 때, 독자를 더 분명하게 정할 수 있고 퇴고할 때도 진득하니 앉아서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책 출간을 해보라고 권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