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일을 매일 하는 사람

진짜 대단한 건 그다음에 있다

by 벨리따

내가 전업 작가이고, 출간한 책으로 강의하는 사람이라고 하자. 여기에 다른 사람들도 글쓰기를 통해 삶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쓰기 코치를 하는 사람이라고 해보자. 그러면 나는 매일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글을 쓰고, 강의 연습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떻게 해야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을까. 독자에게 도움 되는 글을 쓰기 위해 어떤 점을 담아야 할까. 내 글을 읽거나 강의를 듣는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사람들이 글 쓰는 재미를 붙이게 하려면 나는 무슨 역할을 하고 전달할 것인가. 이런 것들이다. 당연한 일이다. 내가 고민해서 쓰고, 연습하는 게 칭찬받을 일이 아니다. 왜? 내 일이니까. 취미로 한다면 모를까.

직장인이라면 적어도 근무 시간만큼은 회사 일, 사람들과의 관계를 고민해야 마땅하다. 요리사는 요리법을 고민하는 게 자연스러워야 한다. 사람들이 이렇게 하지 않으니 매일 하는 사람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물론 꾸준하게 하는 사람들을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다. 나도 소개 글에 매일 글을 읽고 쓴다고 적을 만큼 매일 하는 사람이라는 걸 드러낸다. 이제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자기 일을 매일 하는 게 대단해 보인다면, 이렇게 말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대단할까? 지금 떠오르는 세 가지를 적어본다.

하나, 내 일이 아닌 다른 일에 꾸준하게 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포장하더라도 나의 일은 결국 자기만족을 위한 일이다. 내가 말하는 다른 일이란 타인을 위한 봉사다. 주기를 정해 꾸준히 할 때, 사람들은 대단을 넘어 존경하게 된다.

둘, 어떠한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대응하는 사람이다. 살다 보면 화가 날 때가 있다. 난다기보다 치밀어 오를 때, 분노가 차오를 때가 분명 있다. 이럴 때 물건을 집어던진다거나, 욕을 하거나, 큰 소리를 지르며 광분하는 모습을 보면 실망한다. 옆에 사람들이 분위기 살펴 가며 지내야 한다. 반면,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지혜롭게, 논리적으로, 조곤조곤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보면 대단을 넘어 넘사벽인 모습에 닮고 싶어진다.

셋, 남을 빛나게 하는 사람이다. 특히 유머 부분에서. 남을 깎아내리며 상대를 무안하게 해서 주위 사람들을 웃게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순간에는 웃을지는 몰라도 계속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아무리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가깝게 지내고 싶지는 않다. 반면, 자기를 밑에 깔아 농담하는 사람이 있다. 고급 유머라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단함을 넘어 한 차원 더 높아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내 일을 매일 하는 것. 말은 할 수 있어도 그 뉘앙스가 자랑이 담기면 안 되겠다. 하고 있지만 이런 점이 부족하고, 여전히 어렵고, 잘 안되지만 그럼에도 했다, 여기에 상대방을 높이 세워줄 수 있는 말까지 더한다면 과시하는 모습이 담겨 있지 않을 터.

이 글을 쓰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생각해 봤다. 겸손을 저변에 깔아 놓고, 사람들이 매일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그런 행위가 치켜세울 만큼의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져야 나도, 사회도,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가능성이 생기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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