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필라소피
잘못, 실수를 나와 타인에게 관대해야 한다? 책에서는 타인이 이러한 점을 했을 때 내가 했던 비슷한 점을 떠올리면 이해하고, 화도 삭힐 수 있고, 나를 돌아볼 수 있다고 한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른다. 그때 나한테도 다른 사람에게도 관대해지면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책에서 말한 관대해져야 하는 이유는 이해했다. 하나씩 살펴보려 한다.
누군가가 잘못하거나 실수하고 오해했을 때 사람들이 지적하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세 가지로 꼽아봤다. 내 기분이 나빠서, 당신의 이런 점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서, 상대를 돕고 싶어서이다. 하나씩 살펴보겠다.
상대가 잘못하면, 실수하면, 오해를 하면 내 기분이 나쁠 때가 있다. 내 기분을 풀고자 상대에게 말하면 좋아질까? 단정할 수는 없다. 말한 사람이 또 듣는 사람이 어떻게 말하고 받아들이냐에 따라 받아칠 수도 있다. 이 지경까지 이르면 감정 상하고, 이 일을 더 신경 쓰게 된다.
한 달 전쯤의 일이었다. 축구 수업을 가야 하는 금요일 저녁이다. 8시 20분에는 집에서 나가야 하는데 8시에 연락이 왔다. 밥 먹고 가겠다고 한다. 일단 이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축구 배우러 가는 걸 알고 있음에도 밥을 먹고 가겠다고 해서. 우리 둘만 살면 문제없지만, 남편 밥 먹고 오고, 내가 축구 배우러 가면 아이들끼리만 집에 남게 된다. 이어서 바로 말했다. 애들 데리고 나간다고. 짜증이 팍 났다. 일단 첫 문장부터 마음에 안 들었던 게 크다.
남편이 오기 전에 나갔다. 일부러 그랬다. 화가 난 상태에서 말하기도 싫었고, 그렇게 이야기하다가는 수업에 지각할 게 뻔했다. 그날은 축구 수업을 듣는 마지막 수업이기도 했다. 제시간에 가고 싶었다. 덜 기분이 나쁜 상태로 가서 수업을 듣고 싶었다. 남편이 왔을 때 아이들이 얘기했다. 엄마가 화났다고.
내가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남편이 미리 얘기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게 그가 잘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에게 화났다고 말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행동으로 알아차렸다. 아이들 있는 집에서 문을 쾅 닫고 나가고, 식탁 위에 있던 그릇도 개수대에 소리 내면서 내려놓았다. 아이들이 봐도 엄마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집에 오는 길에 후회가 된다. 남편도 나 오기 전에 집에 들어왔는 건지 거실에 있다. 그는 그게 왜 화를 낼 상황이냐고 묻는다. 밥을 먹으면 먹는다고 미리 얘기해 주면 좋지 않냐고. 본인 밥 다 준비해 놓았는데 20분 앞두고 치워야 했다고 말했다. 또, 미리 얘기해 줬으면 내가 설거지도 다 하고 나갔을 거라고 했다. 그는 아이에게 말을 했다고 한다. 8시에 온 전화를 아이가 받았는데 전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화를 낼 필요가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게 밝혀지기까지 약 3분 동안 서로의 주장만 했지만,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면 말할 필요는 없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상대가 큰 목소리로 말할 때 나는 그의 입장을 따라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상대가 성찰하는 모습을 보일 때 닮고 싶어 한다. 결국 다른 사람이 잘못을 했을 때 내 상황을 찾아보면 이해와 반성을 할 수 있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상대가 잘못했을 경우 내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 이럴 때일수록 내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신이 했던 잘못된 행동, 의도하지 않았지만 했던 실수를 알려주기 위해서 말할 때도 있다. 이거 잘못이야, 그러면 사람들이 너를 가까이 두려 하지 않아. 이렇게 말함으로써 달라지게 한다.
아이들이 크고 나서부터 식당에 가는 날이 좀 더 많아졌다. 가끔 전시회도 보러 가고, 도서관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데리고 다녔다. 그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이들 마음 편하게 걷고 뛰라고 필로티 2층으로 이사를 갔다. 여기에 익숙한 나머지 다른 곳에 가면 쿵쿵 소리를 낸다. 갑자기 조용하게 걷자고, 살살 걷자고, 뒤꿈치 들고 걷자고 하면 통하지 않는다. 여기 못 온다고 얘기를 해야 약발이 1분 정도 가려나. 이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이라 교육해야 하는 부분은 맞다.
태도에 대해서 짚을 때가 있다. 아이들에게 미루지 말고 그날 할 일을 하자고 한다. 복습과 숙제를 다 끝낸 후에 놀라고 한다. 이렇게 하지 않고, 여러 번 되풀이하면 결국 잔소리가 된다. 얼마 전에 본 영상이 떠오른다. 30초 안에 달라지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지적하지 말라고 한 내용이다. 사람 참 쉽게 바뀔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부모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달라지는 데 시간이 걸릴 거라면 나도 감정 상하지 않고 아이들과 잘 지내고 싶다. 그렇다고 눈 감고 넘어갈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모두 말하지 않는다. 내가 말할 때 떳떳해야, 내가 말하는 내용이 직접 실천하고 있는 모습일 때 말한다.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알려주는데 단 한순간에 바뀌기는 어렵다. 이때, 나는 그러한가 돌아보면 어떻게 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가 나온다.
상대가 잘못된 행동, 실수, 오해를 했을 때 알려주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위해서 짚어낼 때가 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잘못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고, 바로잡아 고치고 오해를 풀면 더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공저 퇴고할 때였다. 상대방의 글을 읽을 때 문법, 오타도 보지만 그 사람을 알고 있을 때는 내용 검증도 한다. 술을 좋아하지만 모여서 마냥 노는 게 아닌 모임이 있다. 자신의 자리에서 할 일을 다 끝내고 만나 나와 엄마로서의 성장 이야기를 하며 보내는 내용으로 <엄마 한잔하고 올게>를 출간했다. 책을 쓰기 전부터 공저자들끼리 아는 사이였다. 술을 마시고 있는 사이였다. 그러다가 우리의 이야기를 글로 써보자고 했다.
우리 이야기 중 다른 사람이 쓴 글과 내용에서 다르면 확인하고 넘어간다. 기억을 바로잡는 과정이기도 하고, 독자가 헷갈릴 수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심스럽다. 상대의 글을 고친다는 게. 말 자체를 꺼내기 위해서 글을 읽고, 전화 통화도 해서 확인 먼저 한다. 이렇게 바로잡는 게 그들에게도 도움이 되니까.
정리하자면, 다른 사람을 돕고 그들을 성장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대화를 나누는 게 맞다고 본다. 이때 주의할 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처음 이 글을 쓸 때는 타인에게 관대해야 하지만, 나에게는 엄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실망도 덜 할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나씩 적다 보니 나에게도 관대해져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게 되었다. 내가 나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을 때, 타인에게도 관대해질 수 있다. 다만, 지나친 너그러움은 피해야 한다. 오류는 냉철하게 바라보되, 사람 자체를 비난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관대함은 사람을 존중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