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피지 못한 외투

by 시크한 달빛

7월의 마지막 토요일. 그날은 비가 왔다.

다급하게 엄마의 주민번호를 알려달라는 언니의 전화를 받았다. 주민번호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엄마의 교통사고 소식을 들었다. 얼마나 다친 건지 알 수 없어 마음은 답답했지만, 그게 끝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불안한 마음에 병원으로 가던 중 엄마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었다.


황망했다.

어떤 말도, 눈길도, 손길도 나누지 못하고 엄마는 그렇게 혼자 가셨다. 그 순간 아무도 옆에 있어 드리지 못했다는 사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안함, 죄스러움, 회한으로 남아 있다. 엄마 혼자서 얼마나 외롭고 두려웠을까. 힘겹게 살아낸 70여 년 인생의 마지막은 너무 어이없었다. 이제 막 엄마의 길을 가기 시작한 나에겐 엄마라는 존재의 의미를 쌓아 보지도 못했는데, 엄마의 부재를 먼저 감당해야 했다.


장례를 치르고 유품을 정리하다가 엄마 외투 하나를 가져왔다.

20년을 거의 다 채워가는 동안 그 옷을 별로 살피지 않았다. 버릴 생각은 없지만, 살뜰히 챙기지도 못한 외투. 슬그머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디 곰팡이라도 생겼는지, 얼룩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세탁을 해야 하는지 한 번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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