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by 파슬리씨

여사장은 매일 오전 <유어 스페이스> 카페 주문대 바로 앞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았다. 업무라는 것은 주로 카페 매출 장부를 맞추는 일이었다. 계산기를 요란하게 두들기며 지난 며칠의 매상과 시재를 확인했다. 문제는 혼자서 곱게 처리하지 않고 꼭 일하느라 바쁜 알바생을 수시로 호출한다는 거였다.

“유미야, 너 잠깐 이리 와 봐.”

사장은 엄청난 비리를 발견한 것처럼 태도가 위협적이었다. 그릇을 닦던 유미가 손을 털고 급히 달려오면 사장은 가게에 손님이 있건 없건 궁금한 것을 따지고 들었다.

“여기 금액이 안 맞잖아. 이렇게 안 맞는 걸 보고도 왜 그냥 놔뒀어? 정말 이상하다! 나는 상식적으로 이런 걸 그냥 넘어갔다는 게 이해가 안 돼.”

그러면 유미는 그게 왜 안 맞을 수밖에 없는지 상세히 설명했다. 대충 들어도 파악되는 내용은 돈이 비는 이유를 사장이 아는 데다, 알바생인 유미가 메꿔 넣을 이유도 없다는 것. 하지만 사장은 유미의 말을 하나도 듣지 않고,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똑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아니 그건 말이 안 되지. 내 말은 어떻게 맞지 않는 걸 보고도 그냥 넘어갔냐는 거야.”

그 사이 손님이 들어와서 유미가 주방으로 돌아가면 잠깐은 카페 안이 조용했다. 유미가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들고 재료까지 제 자리에 정리하고 나면 사장은 오래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유미를 불렀다.

“유미야, 이리 와 봐.”

이번에는 또 다른 구실을 잡은 척 시작하지만, 어느새 같은 건으로 돌아가는 걸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유미는 인내심을 갖고 다시 한번 알아듣게 설명했다. 카페에는 종종 그런 일이 있다. 조금 전에도 택배 기사님이 삼천 원이라고 했을 때 사장님이 나한테 현금 있으면 가져오라고 하지 않았는가. 손님이 들어도 다 이해가 되는데 사장만 이해가 안 됐다. 짜증 섞인 몇 마디가 오갔지만, 분이 안 풀린 사장은 핸드폰을 들어 저녁 알바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형이니? 어, 그래. 나 지금 장부 확인하는 중인데, 너 수요일에 이천백 원이 안 맞는데 왜 알고도 그냥 넘어갔어?”

고작 이천백 원 때문에 이 사달이 난 것을 깨닫고 손님들이 황당해할 때, 운동을 하고 있었는지 공부를 하고 있었는지 모를 수형이는 사장이 또 시작이구나 하면서 조금 언성을 높여 이유를 설명했다. 수형의 목소리가 전화기 밖까지 튀어나오면 사장은 움찔하며 카페 안을 휙 둘러보았다. 그러다 손님 중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천천히 돌아앉아 비교적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한테 설명을 했다구? 난 기억이 없는데. 아니 설명을 했더라도 금액이 안 맞으면 너희끼리 확인을 했어야지. 난 안 맞는 걸 그냥 넘어갔다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거야. 그래, 알았으니까 앞으로는 꼭 확인을 해.”

이쯤 되면 카페에 앉아 있는 두세 명 남짓한 손님들은 생각했다. 대체 유미와 수형이는 시급을 얼마나 받기에 이런 사장을 견딜까. 사장은 왜 하필 지금, 사무실도 아닌 카페에서 저러는 걸까. 카페 이름은 이용객에게 공간을 파는 것처럼 지어놓고, 커피는 거들 뿐 중요한 건 공간인 것처럼 그럴싸하게 붙여놓고 왜 자기는 알바생의 공간과 사장의 공간과 손님의 공간을 한꺼번에 뭉뚱그리고 있을까. 당장 네이버에 카페 리뷰를 쓰고 싶어 손이 근질근질했다. 음료도 맛있고, 음악도 좋고, 자리도 넓고 다 좋아요. 그런데 사장님 때문에 가기 싫어요. 거기 사장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 겁나 거슬리고, 알바생한테 갑질 오짐. 귓구멍이 막혔는지 말귀도 더럽게 못 알아먹고, 알바생이 일도 바쁜데 사장한테 한 말 또 하느라 정신없음. 절대 가지 마세요.

혹시나 같은 마음의 리뷰어가 이미 있지 않았을까 싶은 누군가는 세심히 리뷰를 살펴보기도 하지만, 메뉴가 맛있다는 평과 분위기가 최고라는 말만 압도적으로 많을 뿐 사장에 관한 이야기는 한 줄도 없다. 그럴 리가 없어. 내가 본 것만 몇 번인데. 요즘 같은 세상에 저런 걸 그냥 덮어준다고? 사장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것 같다. 어떻게 이걸 알고도 그냥 넘어가니! 이 많은 리뷰를 가족이나 친척이 올리지 않고서야. 그러다 어느 리뷰 끝에 써진 한 줄에 눈길이 갔다.


네이버 리뷰 인증하면 사장님이 쿠키 주세요*^^*


이거였나? 쓰디쓴 커피와 먹으면 딱 좋을 쿠키가 혀끝에서 사르르 녹는 것 같다. 누군가는 아직 커피를 한 모금밖에 마시지 않았음에 감사하며 머그잔에 묻은 립스틱을 살짝 닦았다. 그리고 노트북을 당겨 커피와 나란히 놓고 버즈 아이 뷰로 찍은 뒤 곧장 업로드하고 리뷰를 써나갔다.

붐비는 카페 싫은데 여기 자리도 넓고 좋아요. 집중도 잘 되고, 흑임자 슈페너 쫀득하니 맛나요. 루프탑 정원도 꼭 들러보세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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