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학생
암스테르담 대학의 써머스쿨이라.
5년째 같은 일은 반복하며 생긴 권태감, 또 나름 여러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며 생긴 '인류학', '심리학', '인지심리학'에 대한 관심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덜커덕 인비테이션을 받았다.
학교를 다녔던 게 5년 전이고 치열하게 공부했던 것은 이십 대 초반이 마지막이었다.
직업 특성상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 사람들과 친근하게 대화하긴 하지만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어떻게 하는 건지 까먹은 지 오래다.
에세이라는 것을 쓴 지 한 10년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한 달 동안 이루어질 이 수업의 마지막은 2500자의 에세이를 제출하는 것으로 마무리할 것이며 자유 양식이란다.
나도 이제 나이가 먹었는지 설렘보단 불안이 앞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새벽 6시에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떨어졌고, 페퍼로니 칼조네를 먹으며 기숙사의 체크인을 기다리고 있다.
내 인생이 언제나 그랬듯이 나의 마음의 준비와는 상관없이 시작되어 버린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암스테르담에서 다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