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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Jan 03. 2022

제주도민으로 맞이한 새해

제주도민들만 아는 일출 맛집

주간백수부부 시즌7(2022)

1화. 제주도민으로 맞이한 첫 해돋이 풍경(글쓴이 남편, 파고)


연말이라는 핑계로 일상이 한없이 늘어졌다.

5시 30분 알람을 듣고도 따뜻한 전기장판에 취해버린 몸은 7시 40분이 돼서야 일어나 허겁지겁 고양이 세수를 하고 요가원으로 향하기를 반복했다.


내일이면 새해가 된다는데,

사실 달력의 숫자가 바뀌는 것 외에는 어제와 달라진 것이라고는 24시간이나 지나 새로운 하루가 되었다는 것뿐인데,

게을러진 우리가 과연 새해 첫 해돋이를 볼 수 있을까?


성산일출봉과 가까이 살지만 '일출'과는 거리가 멀었던 우리였기에 새해 첫날 해돋이를 보러 갈 수 있을지,

괜히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갔다가 인파에 치이는 것은 아닌지 시작도 전에 걱정부터 앞섰다.


그래도 새해 첫 도전부터 실패로 시작할 순 없기에 일찍 일어나겠다는 마음으로 저녁 9시 즈음 침대에 누웠다.


망샘은 카운트다운도 안 하고 자냐며 재미없다고 구박했지만, 꿋꿋이 잠자리를 지켰다. 홀로 거실에서 새해를 맞이하던 망샘은 카운트다운 10초를 남기고 곤히 자고 있던 나를 깨워 핸드폰을 들이밀면서 나에게 카운트다운을 강요했다.

비몽사몽 뜬 눈에 들어온 화면은 제야의 종이 아닌 지상파 3사의 시상식에 나온 연예인들뿐이었지만.


새해의 첫날 아침.

알람 소리를 여러 번 들어야 했지만, 다행히 잘 일어났다. 일출 예정시각은 7시 30분경.




2022년 임인년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해 집밖을 나설 때만 해도 어둑어둑했습니다.




집에서 성산일출봉까지는 그리 멀지 않으니 여유를 부리다 6시 50분이 돼서야 집을 나섰다.

하늘은 벌써 먼 동쪽부터 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서둘러 광치기해변으로 향했다.


하지만 일출을 20분가량 앞두고 광치기해변에 여유롭게 진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건 큰 착각이었다.

평소라면 한적할 진입로부터 주차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광치기해변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차들이 가득했다.


이대로 가다간 해돋이를 차에서 마주할 것 같아 빠르게 차를 돌려 신양해수욕장으로 목적지를 바꿨다.

해수욕장 500m를 앞두고 동네 차 하나가 쓱 골목으로 들어가길래 우리도 따라 들어갔다.


하늘을 주황빛으로 물들었지만 아직 해가 바다위로 올라오지는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이곳은 도민들의 핫스팟.

바닷가 바로 공터에는 '하,허,호'차량은 한 대도 찾아볼 수 없었고 우리가 차를 주차할 때만 해도 공터에 자리가 널럴했다.

여행객보다는 엄마·아빠 손에 이끌려 나온 아이들을 동반한 도민 가족들이 훨씬 많았던 그곳에서 올해의 첫 해돋이를 봤다.


하늘을 빨갛게 물들이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해는 바다 위에서 동그란 모습을 천천히 드러냈다.

서해안과 남해 그리고 제주도에서는 구름이 많아 해돋이를 보기 힘들 것이라는 뉴스의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바다 위쪽으로 해가 뜨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새해 첫날부터 이런 멋진 장관을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행복했다.


광치기해변이 아닌 신양해수욕장을 택한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덕분에 성산일출봉과 해돋이를 여유롭게 볼 수 있었어요.





물 밑에 있던 해가 물 위로 올라오는 데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해돋이는 10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우리가 집으로 돌아가는데도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해돋이 보러 가기 전에 물에 불려놓은 떡을 사골육수에 넣고 떡국을 끓여 먹었다.

작년 1월 4일 제주도에 내려왔기에 제주도에서 새해를 맞이하기는 올해가 처음이었다.

제주에서 몇 번의 새해를 더 맞게 될지 알 수 없지만 10분이면 바다도 가고, 오름도 갈 수 있는 이곳 제주에서 올해는 좀 더 자연을 느끼며 살아야겠다.


드디어 2022년 새해의 첫 해가 바다 위로 떠올랐네요. 백수부부 구독자분들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지난주에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고 보내서 마지막인줄 알았는데 왜 또 여행기가 왔는지 반가운 마음이 드셨다면 아래 공지사항을 잘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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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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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박스에 귤을 담았다가 우체국에서 거절당해 과일박스를 힘들게 구해 다시 보내는 우여곡적 끝에 발송을 완료했습니다^^
제주는 막바지 동백꽃이 한창입니다. 카페와 집 주변에 동백꽃으로는 성에 안찼던 망샘은...


지난주에 파고를 이끌고 <동백 포레스트>에 다녀왔습니다. 동백꽃이 한창때는 조금 지났지만 그래도 장관이었습니다.


파고의 2022년 목표 중 하나는 바로 요가수련에 정진하는 것입니다. 백수부부 구독자분들도 올해 목표 잘 세우셨나요?



























올해 해돋이는 꽤나 장관이라 카메라에 여러번 저장해두었습니다.
돌아와서는 야무지게 떡국도 끓여먹으며 한 살 더 먹었습니다^^



수박이는 여전히 저희가 잘 임보하고 있어요. 올해에도 저희와 함께할 때까지 많은 귀여운 모습 공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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