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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망샘 Feb 16. 2018

[퇴사 후 세계여행]배거본딩, 그만두어야 시작된다.

장기간의 공백을 받아줄까?

퇴사 후 세계여행을 마음먹게 한 일등공신을 꼽으라면 바로 《4시간》이다.


나는 뭐든 궁금한 게 있으면 책을 찾아본다. 골프도 글로 배웠고, 와인도 글로 배웠다. (요즘 애들은 궁금하면 다 유튜브로 검색한다는데 정말 옛날 사람 같네 나)


아무튼 퇴사와 세계여행을 마음먹기 전부터 항상 장기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책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 언젠가 나도 그들처럼 떠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책을 읽다, 퇴사 후 세계여행을 하기로 마음먹고 나서는 '여행 후 삶'을 알고 싶어 그렇게 여행 다녀온 사람들의 책을 찾아 헤맸다. 책에는 여행 가기 전 준비과정과 여행지에서의 추억만 가득할 뿐, 그래서 다녀와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는 도무지 찾아지지 않았다. 한국에서 눈을 돌려 외국 작가들의 책을 찾다 알게 된 보물 같은 책이 있다. 《4시간》의 저자 팀 페리스는 《타이탄의 도구들》에서도 본인의 세게 여행 후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Chungdam, Seoul, 2017.3
그만두어야 새로운 것이 시작된다.


흔히 배거본딩을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 경비, 일상으로의 무사한 복귀가 선결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수십 년째 떠나지 못하고 있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쏜살같이 떠났다가 쏜살같이 복귀하는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베거본더들을 만난다. 비서 은행원 경찰 변호사 펀드매니저 사회복지사 뮤지션 트럭 운전사 은퇴군인 웨이터 목수 어부 엔지니어 사업가... 그들은 어떻게 충분한 시간과 돈을 확보했을까?
세상이 자신의 장기간 공백을 받아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장기간 여행을 떠났다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굶어 죽고 팔자 좋은 베짱이라는 조롱을 당해야 한다면, 아마도 세상은 배가본더들 때문에 심각한 위기에 빠졌을 것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그런 일은 없었다.

오히려 세상은 배거본더들의 글과 책, 강연, 영상, 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인다. 이는 배거본더들이 끊임없이 지속되어온 낡은 무엇인가를 멈추고, 새로운 인생 기술들을 배워왔다는 증거다. 진정한 여행을 통해 우리는 근본적인 깨달음을 얻게 된다.
내 안의 뭔가를 그만두어야만, 뭔가가 다시 시작된다는 것을.




City Hall, Seoul, 2017.9



그래도 불안하다면



내가 생각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3~4정도에 영향을 끼칠 뿐이었다. 그것도 임시적으로.

'맙소사, 이제 내 인생은 끝장이야!'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명심해야 한다. 인생이 정말 끝장날 상황이

 찾아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성공하려면 높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정작 큰 리스크를 감수하겠노라 결정하고 대담하게 뛰어들면, 생각보다 큰 리스크는 별로 없다. 정작 리스크보다 더 많이 만나는 것은 인생을 바꿀 만한 잠재력, 즉 다양한 '가능성'이다.

나는 배거본더가 되기로 결정했고, 유럽행 편도 티켓을 끊었다 아무런 재앙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아주 새로운 날들이 펼쳐졌다.

                                                                                    -《타이탄의 도구들》p176-177



어떤가요? 실패하지 않았다는 배가본더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저처럼 여러분도 마음이 한결 편해지고 용기가 생기지 않나요?

인생 뭐 있겠습니까. 우리 너무 다가오지 않은(을) 미래에 쫄지 말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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