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작가님이시죠?"
전화를 준 곳은 P출판사였다. 자신을 대표라고 소개한 사람은 나의 글이 좋다고, 책으로 나오면 잘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어째... 이어지는 말에는 글 이야기보다 숫자 얘기만 줄줄 이어졌다. 1쇄로 몇 부를 찍고, 그러면 얼마 정도가 들고, 인세는 몇 프로인데 언제마다 지급하며 어쩌고저쩌고 따다다다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요즘 출판 시장이 안 좋아서요. 책이 나오면 작가님께서 200부 정도를 사주셔야 합니다."
그렇지. 출판사도 사업을 하는 곳인데. 무명에 셀링 포인트도 없는 사람의 책을 그냥 내줄 리가 없다. 어쩌면 이게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배우는 셈 치고 진행시켜 볼까. 근데 나 그만한 돈 없는데. 생각해 본다고 하고 끊었다. 이해는 되는데, 어딘지 쓰렸다.
쓰라린 속을 달래며 선이와 침대에서 뒹굴고 있던 1월 20일 오후 8시. 'RE:'로 시작하는 메일이 왔다. 보낸이는 C출판사.
"선아 아빠, 잠깐만."
경건한 자세로 고쳐 앉고 메일을 열었다.
글이 출판사가 추구하는 분위기와 잘 맞는다는 내용이었다. 시장의 반응과 결과는 예측이 어렵지만 그런 부분에 과한 기대가 없다면 나와 이야기해 보고 싶다는 말이 이어졌다. 메일에서 전해지는 과시하지 않고 담담한 말투에서 나의 글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길지 않은 메일이었는데 폰으로도 보고 노트북으로도 보고, 드래그해서 보고 캡처해서 보고, 수십 번은 다시 읽어봤다. 믿기지 않아서. 답장을 보냈고 곧 미팅날짜가 잡혔다.
< 출간기획서 작성과 투고에 도움이 된 책 >
아래 두 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첫 투고 메일을 보낸 이후 두 책을 읽게 되었는데, 아래의 책들을 읽고 출간기획서(특히 예상독자 부분)와 메일 본문이 3, 4차례에 걸쳐 발전되었다. 투고 시작 초기 보다 후기에 보낸 메일에 답장이 더 많이 왔는데, 책의 영향인 듯하다.
1.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정상태, 유유)
2. 에세이 만드는 법(이연실, 유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