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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le Sep 07. 2021

모두가 기다려온 영화, '루카'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루카' 리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루카'가 호기심과 동심이 가득했던 어린 시절로 우리 모두를 데려간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 속 가장 소중했던 친구와 가족 관계를 돌아본다.


올해 두 번째 픽사 애니메이션 '루카'가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 영화는 인어공주를 연상시키는 '바다괴물' 종족 루카가 인간 세계 전문가 알베르토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모험담을 그렸다.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 아름다운 지중해의 햇살이 쏟아지는 가운데 잊었던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만난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익숙하지만 환상적인 설정…동심 자극하는 성장 스토리


'루카'는 바닷속에 사는 바다괴물 종족으로 그들을 해치려 하는 인간들을 피해 숨어 지낸다. 부모님은 그에게 인간의 위험성을 늘 경고하고 물 밖으론 나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한다. 하지만 자칭 '인간 세계 전문가' 알베르토를 만난 루카는 그와 물 밖에서 경이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고,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여행하는 꿈을 꾼다.


영화가 시작되면 인간과 닮은 듯 다른, 바다괴물 루카의 비주얼이 1차로 놀라움을 안긴다. 푸르스름한 비늘로 덮인 피부, 긴 꼬리는 낯설지만 새로운 세상 앞 겁에 잔뜩 질린 표정은 우리 모두와 닮았다. 루카는 알베르토 덕에 처음으로 물 밖으로 나가 비늘이 사라지고 인간처럼 몸이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걷는 것부터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그를 보며 '인어공주'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익숙한 초기 설정 가운데서도 '루카'가 특별한 지점은 분명히 있다. 이 바다괴물은 인어공주와 달리 전신이 비늘로 덮여있고, 물이 모두 마르면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다. 또 물이 닿는 순간 다시 바다괴물의 형상이 된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이 작은 장치를 추가함으로써 '인어공주'와 차별점을 부여하고, 시각적으로 더없이 환상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 모두가 기다려왔던 아름다운 풍경…지쳤던 모두가 반길 영화


무엇보다 루카와 알베르토가 신나게 뛰놀고, 즐기며 두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공간의 묘사가 이 영화의 백미다. 이탈리아의 리비에라 해변 마을의 눈 부신 자연 풍광이 영화에 그대로 담겼다. 특별히 한국인 조성연, 김성영 애니메이터가 참여한 섬세한 빛의 쓰임과 카메라 워크를 주목할 만하다. 대낮의 태양부터 노을이 지는 아름다운 하늘빛과 자전거를 타고 하강하는 역동적인 주인공들의 제스처와 액션에 맞춰 이들의 노하우가 빛을 발한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루카는 시종일관 인간들에게 정체를 들켜 작살로 사냥당할까 두려움에 떤다. 알베르토는 그런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새로운 경험을 선물한다. 이들이 인간 세계에 입성하는 그 순간, 둘의 세상은 한번 깨지고 특별한 유대관계로 이어지지만 또 한차례 변곡점을 맞는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일들은 고스란히 우리 모두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한다.


엔리코 카사로사 감독은 "어린아이들은 늘 경이에 찬 눈빛으로 세상을 본다"라고 말했다. 자연히 관객들 역시 호기심이 가득한 루카의 눈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된다. '루카'에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즐거움도, 그 안의 작은 좌절도, 또 친구와 쌓아가는 소중한 관계까지 모두 담겼다. 감독이 "이탈리아를 향한 모든 헌사"라고 언급한 만큼 이탈리아 시골 마을 정취가 넘치는 풍경과 음식, 문화도 볼거리다. 1년 넘게 해외여행을 잃었던 지친 관객들에게 눈 부신 대리 경험을 시켜줄, 모두가 반길 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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