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리뷰
허광한 주연의 영화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이 '러브레터'의 추억을 간직한 3040 관객들에게 여행의 설렘과 소중한 청춘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은 '상견니'로 국내외에 탄탄한 팬덤을 거느린 배우 허광한이 일본의 라이징스타 키요하라 카야와 호흡을 맞춘 화제작이다. 올해 대만영화 박스오피스 1위 작이자, 글로벌 배우로도 유명한 장첸이 프로듀서를 맡은 대만·일본 합작 영화로도 눈길을 끈다.
18세 첫사랑의 추억을 향해 떠나는 여행…허광한·키요하라 카야의 청춘 로맨스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은 대만의 인기 여행 에세이를 원작으로 주인공 지미(허광한)이 18세에 만난 첫사랑을 36세에 다시 찾아가는 여정을 담았다. 대만 여행을 온 아미(키요하라 카야)에게 첫눈에 반한 지미는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며 애정을 키워나가지만 고국에 두고 온 남자친구의 존재를 의심하며 주저한다. 18년이 흐른 뒤 다시 길을 잃은 상황에서, 지미는 만남을 기약할 수 없는 여행을 떠난다.
허광한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18세의 지미를 위화감없이 연기한다. 미숙하고 유치하지만 순수하고 사랑스럽다. 누구나 겪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지미의 모습은 모두를 미소 짓게 한다. 꿈을 이루었지만, 모든 걸 바쳤던 게임회사 대표직에서 해임당한 그의 얼굴은 조금 피곤하고 지쳐있다. 새롭게 시작할 힘을 되찾기 위해 그를 꿈꾸게 했던 첫사랑의 흔적을 찾아 나서는 눈빛이 고요하게 빛난다.
키요하라 카야는 대만에 여행 와서 우연히 지갑을 잃어버리고 갑작스레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지미를 만난다. 인생이란 여행을 계속하는 것이 유일한 꿈인 그는 지미의 마음을 알면서도 조용히 모른척한다.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한 둘 사이 관계는 여행이 가져다주는 해프닝과 삶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러브레터' 오마주 한 듯 아름다운 장면들…'다시 시작할 용기' 불어넣는 영화
이 영화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러브레터'는 지미와 아미가 서로의 마음을 조금은 확인하는 계기이자, 18년 후에도 연결되는 매개가 된다. 소재부터 분위기가 닮은 점도 있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1999년 개봉해 2000년대를 달궜던 '러브레터'의 오마주를 영화 곳곳에 차용한 듯하다. 아미를 찾아 나선 여행에서 그의 흔적을 자꾸만 발견하는 지미는 첫사랑을 아직도 잊지 못한 어리석은 남자가 아니라,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 헤매는 모두의 모습 같다.
모든 것을 잃은 채로, 새로운 시작이 두려운 지미의 상태는 대만 여행을 관두고 일본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아미의 마음과 닮았다. 여행은 돌발상황이 난무하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인연과 기회를 마주하게 한다. 그렇게 아미에게 지미를 데려다줬다. 누군가에게 삶은 영원히 지속하고 싶은 여행이다. 그리고 그 여행 중에 언제라도 처음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용기를 불어넣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