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영랑 정원예술가 Mar 19. 2019

더 그리운 그대에게

고산에서의 봄맞이 


그냥, 

몽실한  송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무수한 꽃이 모여 피고 씨앗을 남기는 꽃송이였습니다. 

수십년 보았지만 이제사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그냥 개울가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려주는  전령사라고

 딱 거기까지만 치부해 버린 그대 .

오늘 문득 다시 그대를 봅니다. 

내 삶의 편리한 기능대로 이렇게 저렇게 자리를 잡고는 

내 맘대로 규정해 버린 물건처럼 당신도 그렇게 내 기억속 어딘가에

내맘대로 예단한 딱 고만큼의 자리에 앉혀 둔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 설정된 추억만을 곱씹으며 

내 삶의 충족되지 않은 엉성한 시간을 부정해주는 

가장 아름다왔던 가장 사랑했던, 가장 온전했던 순간이 있음을 

증명해주는 자리로 그대롤  두었습니다. 

이제사 알겠어요 

저 버들강아지의 깨알보다 작은 그 한알 한알이 꽃이되어 

터지고 온세상을 여행하듯,  

당신과의 순간 그 1초의 모든 나눔이 

내 온 삶의 여기 저기에 다시 살아 꽃피우며 

온생을 함께 여행해주고 있음을 

어쩌면 얼마 남지 안은 이생의 끝까지

당신은 이 여행을 해줄 것이고, 

우리들의 사랑의 뿌리와 줄기는 

여전히 굳건히 땅에 뿌리를 내리듯 

우리의 심장 그 중심에 뿌리를 깊게 깊게 뻗어 가고 있음을.

어떤 시간과 삶과 사람이 다가온다 해도, 

바뀔수 없는 단하나의 생명임을 

당신, 바로 그대와 나의 사랑이

 

문득 

멀리 있는 그대를 

가슴 시리게 불러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의 결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