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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랑 정원예술가 Jul 16. 2017

그 그리운 시간,
楙盡의 시간

그 시간의 소환 

잊은  줄 알았다 

잊을 수 있다고 믿었다

잊으려고 애썼다 

그와의 시간, 시간 속 바닷가의 그 집, 

楙盡의 시간속의 머물던 웨일즈 바람의 집 


그래서 잠시 다른 집에 머물러 있었다 

마음  속 처럼 늘 비가 내렸다. 잠시 머문 그 다른 집에 


그런데 보았다.

끊임없이 그를 찾는 나의 모습을

그의 음성과, 표정과, 몸짓과, 말씨와, 

미소와, 대화와, 영혼과, 철학까지 

그와 같지 않은 것은 하나도 존재하는 것, 살아있는 것

진실이 아니라고 밀쳐버리는 

가여웁고 또 가여운 나 

자신의 기억 속의 그만 소환 해 내고  

그 어떠한 현실도 인정하지 못하는 

나를. 


궁극의 파경은

이 기억의 그와 살고 있는 내게 있었다.


아프다, 

슬프고 아프다 

그런데 왜 아픈지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보았다. 


기억 속의 그는 

그 어느 누구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허상임을 

하여  그와 산다는 것이 결국 

슬픔과 비극의  시작이자 끝임을. 


하지만, 그 비극의 시작이자 끝으로 이어진 

그 아픔이 곧 나의 사랑 임도 보았다.

아플지언정  

그렇게 살아야만 함도 


하여 다시 그를 소환한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내 집에 앉는다.

그 시간 속의 산을 넘고, 바다를 돌아, 기차를 타고.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잊히지 않을  그와 함께

나의 영원한  楙盡과 함께.


2017. 07.16  楙盡의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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