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ol
클라리넷의 깊은 울림이
가슴 저 깊은 곳을 후비며 들어와 앉는다.
<마지막으로 그가 말했다
음악을 들을 때 특히 더 생각이 나요
특히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의 첼로,
특히 로스트로포비치
엘리 아멜링이 부르는 바위 위의 목동
특히 브람스
특히 String Sixtet 18번 2악장
마티아스 괴르네가 부르는 독일 가곡
다 그대를 그리며 듣는 음악들이죠>
무슨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가 말했다
오늘 음악은 꼭 그와 나눈 그 마지막 시간 같기도
그리고 마지막 장면 같기도 하다.
그 진한 슬픔이 모든 곁에 있는 것들을 침잠시키며
알 수 없이 꽉 찬,
그러나 싸하고 애린 기쁨을 만든다.
아프다
지우기엔 너무 아름답고
지키기엔 너무 아픈
이를 어이 할까
어이 해야만 하나.
2017.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