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을 취하는 법

나를 위한 휴식.

by 두연두윤

영상 보기, 게임하기, 웹툰 보기, 침대에 누워 있기.

약속 자주 나가기, 배 터지게 밥을 먹기.

간식 먹기. 늦잠 자기, SNS 하기, 신나는 노래 듣기, 맥주 마시기.


전부 '휴식'이지만, 내게 휴식이 아닌 것들이다.


일이 끝나고, 혹은 수업이 끝나고 휴식을 취하고자 할 때마다, 나는 자주 무엇을 할지 고민한다.

스스로가 항상 자기 계발에 매달려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휴식을 취할 때만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실없이 놀고, 그걸로 행복해하고 싶었다.


위의 것들은 모두 내가 휴식을 취할 때 해오던 것들이지만, 나는 항상 휴식 뒤에 기분이 좋지 못했다.


짜증이 몰려오거나, 때로는 우울감과 무기력함이 찾아왔다.

휴식을 취한 건데,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는 동안에는 좋지만, 잠깐의 쾌락으로 얻은 기쁨은 곧 '시간을 날렸다'는 죄책감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에 비해 내가 진짜 행복감을 느끼는 휴식은 이런 것들이다.


청소하기, 빨래 널기, 이불 개기, 건강하고 맛있게, 적당히 먹기.

식사 후 바로 설거지하기, 커피 내리기.

위가 아파 많이 마시진 못하지만, 집 안에 커피 향이 퍼지는 게 좋더라.


창문 밖 풍경 보기, 차 마시기, 가사 없는 노래 듣기.

종이에 연필로 가볍게 그림 그리기,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

요즘은 코코넛 샴푸를 애용하는 중이다.


나를 위한 글을 쓰기, 무드등만 켜고 그다음 날 할 일 생각하기.

챗지피티랑 대화하기, 손톱 정리하기, 스트레칭하기.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체로 '휴식'이라 부르기 애매하고, 손이 많이 가는 것들이 많다.

귀찮다고 미루면 미룰수록 휴식을 제대로 취할 수 없었다.


나의 휴식은 결국 부지런함에서 오는 것들이 많더라.


요즘 들어 느낀 것이 있는데, 내가 어떤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잠깐의 쾌락을 위해 그곳에서 눈을 돌리는 건 스스로에게 무책임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휴식이란, 누군가의 정의가 아니라 내가 가장 나답게 머무를 수 있는 순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