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직설적
1.
소개로 만난 남자와 여자가 퇴근하고 두 번째 만남 계획에 대해 의논한다.
남: 어디서 볼까요?
여: 저는 잠실에 있어요
남: 음.. 몇 시에 어디서 볼까요? 삼성역은 어떨까..
여: 음.. 지금 5시니 제가 잠실역까지 버스 타고 가면 5시 30분 정도 돼요.
남자는 답답하다며 묻는다.
"도대체 대화가 통하지 않네요. 어디서 볼 것인지 물었는데 잠실에 있다는 말은 왜 하나요? 몇 시에 어디서 볼건지 묻는데 잠실역에 5시 30분까지 도착한다는 말은 왜 해요?"
"당신 뭐 있지. 성격에 분명 뭐가 있어. 그치?"
여자는 황당했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말한다.
"회사가 잠실이니 그 주변이나 가까운 곳이 괜찮다는 말을 한 거잖아요"
"잠실역까지 그 시간대에 가니 장소에 따른 시간도 파악할 수 있는 거고요"
"그렇게 되면 같은 2호선 라인이니 대충 6시 정도에 삼성역에서 만나자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성깔 있고 성질까지 급해서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 없는 남자는 여자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고 화만 났다.
남자가 상황파악해 알아서 리드할 걸 기대했던 여자는, 자신의 말조차 이해 못 해 다그치기만 하는 그를 무척이나 당황스러워했다.
여자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말했다.
여: 그럼 지난번에 가기로 했던 삼성역 달콤에서 볼까요?
남: 달콤은 또 어딘가요?
여: 어제 제가 주변 달콤 커피숍을 카톡으로 공유해 드렸잖아요
남: 그게 달콤인지 뭔지 제가 이름 들으면 압니까?
여자는 너무나도 무례하고 깡패 같은 남자와 굿바이 인사를 했다.
2. 여행 갔다가 돌아오는 커플, 남자는 운전 중이다.
여자가 물었다.
"오빠 저기 교촌 치킨이 있네, 배 안 고파?"
남자가 답한다.
"응. 배 안 고파, 물어봐줘서 고마워"
한참 후, 또 여자가 묻는다.
"오빠 저기 맥도널드 있다. 진짜 배 안 고파?"
"응. 아직 안고프네. 아까 많이 먹었나봐"
여자는 배고픔에 허기져서, 도착하자마자 남자 친구에게 작별 인사 없이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남자는 여자의 알 수 없는 돌발 행동에 화가 나, 짐을 문밖에 가져다주고 자기 집으로 곧장 떠났다.
3.
커플은 집에서 드라마를 시청 중이다.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한테 서프라이즈로 깜짝 선물을 해준다.
여: 남자가 저렇게 예상치 못하게 서프라이즈 해주면 여자는 감동받지
남: 너네 집에 갈 때,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가면 서프라이즈 돼서 감동받겠네.
4.
황금휴가, 둘은 3일 연속 만났다.
남: 내일은 뭐 할까?
여:음.. 내일은 그냥 쉬어.
남: 그래. 그렇게 할게.
이틀 뒤, 여자는 삐져 남자의 전화를 정오까지 받지 않았다.
남: 잘 잤어? 늦잠 잤나 보네.
여: 내일 쉬라고 해도 온다고 했어야지! 쉬라고 한다고 진짜 쉬냐?
남: 아니, 쉬라고 해서 쉰 것뿐인데.
여자는 참 이해할 수 없어, 쉬라고 해서 쉰 건데..
5.
크리스마스 전날밤, 약혼한 커플은 내일 같이 시간 보내기로 했는데 멀리 사는 남자의 가족이 갑자기 온다고 해 톡으로 여자 친구에게 상황을 전달했다.
여자는, 약혼까지 해놓고 부모님 소개를 자꾸 미루는 남자, 그리고 양해도 구하지 않고 톡으로 상황만 간략히 전달한 그, 거기에다 자기 연락은 받지도 않고 톡의 1은 사라지지도 않는 그에게 크게 화가 났다.
크리스마스 당일, 여자는 톡을 했다.
"왜 연락이 안 되는 거야? 그런 일이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해야 하잖아. 나는 결혼할 사람이라고! 부모님까지 오셨는데 소개는 왜 안 시켜주는 거야?"
"다시는 나한테 전화하지 마! 전화하면 죽을 줄 알아. 나 찾지 마"
남자는 1월 신정까지 연락을 안 했다.
여자는 남자의 소식이 궁금했지만 끝까지 참고 또 참고 참다가 끝내 자존심 버리고 연락했다.
남: 응. 오랜만이네
여: 잘 지냈어?
남: 응. 잘 지내고 있지.
여: 잘 지낸다고? 그동안 왜 연락 안 했어.
남: 연락하지 말라며.
여: 연락하지 말라 한다고 진짜 안 하냐?
남: 아니, 연락하면 죽여버린다고 했잖아. 연락하면 더 화날 것 같아 안 했지.
여: 그런다고 진짜 안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럴수록 더 연락해서 화를 풀어주도록 노력해야 될 거 아냐?
"연락하면 죽는다는 말이 그만큼 화가 났으니 빨리 전화해서 풀어주라는 얘기잖아"
남: 여자들은 참 이해 할 수 없어. 연락하지 말라해서 안 한 것뿐인데. 화 가라앉으면 알아서 전화할 거라고 생각했지.
아유.. 답답해!
여자는 남자와 다르게 직설적이지 못하는 대신 힌트를 줄 때가 많다.
"척하면 삼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