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소리 나는
나는 개인적으로 연하를 좋아하지 않는다.
20대 초반부터도 적어도 4살 차이 이성을 원했다.
한두 살 연상은 쳐다도 보지 않았었다.
주위에 언니들은 서른 넘으면 연하남이 남자로 보일 거라고 말했지만 나는 여전히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을 원했고 오히려 20대보다 더 나이차가 있는 8살 이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성도 연하보다는 연상이 좋다.
처음에는 연하들이 "언니 언니"하면서 애교 부리고 적극적으로 다가온다.
대화를 해보면 의외로 성숙하고 공감능력도 있는 것 같고 해서 지내게 된다. 그런데 머지않아 나를 실망시키고는 했다.
확실히 한참 연하들은 철이 없다.
너무나도 미성숙해 수준이 안 맞아 함께 지낼 수가 없다는 걸 어느새 깨닫게 된다.
섣부른 행동에 당황할 때가 있어 나까지 수준 낮은 느낌이 들게 한다.
친구처럼 정서적으로 공감이 가는 것 같아도 그건 일시적일 뿐이었다.
얼마 전 교수님 한분이 정년퇴임 하시면서 나한테 메시지를 남기셨다.
"내가 아는 가장 젊고 예쁜 친구여, 우리 아주 가끔씩은 연락하며 살자"
교수님은 항상 나에게 말씀하셨다.
"교수님은 참 예쁘잖아, 진짜 예뻐.. 내가 말하는 예쁘다고 하는 거는 얼굴을 말하는 게 아니야. 마음이 예쁘다는 거지" 그러면 나는 말씀드린다.
"알죠~ 감사합니다"
"어디를 가도 당연히 사랑을 듬뿍 받고 환영을 받겠지만 나의 사랑은 절대 잊으면 안 돼.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우리 사랑하는 율아" 하며 허그를 하시곤 했다.
교수님이 친구로 지내자는 말씀에 감격해 좋다고 했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우리 친구로 지내요. 율아~ 언니야~ 듣기 좋네요"라고 했더니 바로 "아유 우리 사랑스러운 내 친구 율아 그렇게 하자" 답장이 오셨다.
나이 차이가 10살 훌쩍 넘도록 차이 나지만 그렇게 교수님과 나는 친구로 지내기로 했다.
물론 말이 친구지 나는 그분께 항상 깍듯이 어른처럼 대한다.
그게 잘 배운 품격 있는 사람이다.
한참 어른이나 상사한테는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할지라도 깍듯이 대해야 하는 게 동방예의지국에 사는 국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몇몇 내가 아는 10살 이하의 연하는 잘해주면 특별히 고맙다기보다 당연한 거라 생각하는 애들이 있다.
그러면 항상 후회한다.
"역시 한참 어린애들을 대우해 주는 게 아녔어"
좀 알고 지내다 보면 진짜 친구를 대하듯 삿대질하며 말하는 경우도 보았는 데 바로 삭제해버렸다.
눈 감아 주면 더 기어오르는 경우가 있다.
그런 애들은 주위 사람들한테 꼭 말이 나오게 되어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한다고 바깥에서 세는 바가지 안에서 안 세리..
모두가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나이가 꼭 성숙함의 정도를 나타내주는 확실한 징표는 아니다.
교육을 잘 못 받은 한마디로 못 배운 애들인 거다.
나이가 많아도 그동안 뭐 했나 싶을 정도로 철이 없는 사람도 분명 있다.
나는 그래서 잘 배운 똑똑한 사람을 좋아한다.
모든 여성들이 재미있는 남자보다 똑똑한 남자를 찾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는 똑똑함은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데 이 똑똑함을 가지고 있는 남자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한마디로 직접 사귀어 봐야 안다.
그래야 확실히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고 다 일일이 사귀어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학벌이란 걸 본다.
정확히 말하면 학벌이란 것은 공부머리다.
학벌이 좋아도 똑똑하지 못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도 많다.
예를 들어 5060 세대인데 돈도 못 모으고 집 하나 없는 사람을 똑똑하다고 말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의외로 우리나라에서 내놓으라 하는 3대 명문대 스카이 라인 대학 즉 설고연 출신들도 이런 경우가 많다.
똑똑하다고 알려진 대표 전문직 *사, *호사인 사람들도 자기 앞가름 못하고 인생 망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아내 놔두고 VJ 하는 여자한테 정신 팔려 큰 돈 갖다 바치거나, 사이비 종교에 빠져서 모든 걸 나 몰라라 내팽개치고 그 종교에서 시키는 대로 산다든지 말이다.
그건 똑똑한 사람이 아니다. 공부 머리인 거다.
흔히 학벌 좋은 사람이 똑똑할 거라고 믿는 건 우리가 일일이 모든 사람을 다 사귀어 볼 수 없고
그 잣대를 평가할 수 있는 게 오롯이 그나마 학벌이나 직업 밖에는 없다.
지방대나 전문대 출신들이 더 똑똑할 수 있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방영되는 "서울 자가 대기업 김 부장"을 봐도 알 수 있다.
요즘 너무 재미있어서 즐겨 본다.
김 부장은 도 부장이 전문대 출신이라고 무시하며 당연히 자기가 임원이 될 거라고 믿는다.
그런데 그건 김 부장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거고 아무도 도 부장을 무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부러운 존재다.
능력도 좋고 침착하고 깔끔한 성격에 팀원들 마인드를 잘 읽어 낼 줄 아는 센스와 소통능력 그리고 공감능력이 있는 예의 바른 리더다.
실력은 출중하지만 절대적으로 겸손하여 같은 부장이어도 선배인 김 부장한테 깎듯이 대한다.
김 부장은 자기 학벌을 자랑하며 당연히 임원 자리는 도장 찍어 놨다고 꼰대 역할에 자신만만해한다. 그러나 도 부장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똑똑한 사람이다. 서울에 어마어마한 고급 아파트에 살며 실력과 인품이 있어 윗사람들에게 촉망을 받으며 산다. 그렇다고 후배들한테 우대받으려고 무게 잡는 모습은 전혀 없고 오히려 친구처럼 편하게 팀을 이끌어 간다.
여러모로 자기보다 잘 사는 도 부장을 따라잡으려고 애를 쓰는 데 결국 실패하고 임원 자리를 빼앗긴다.
대기업의 현실을 심심치 않게 보여주는 드라마로서 꽤 매력 있다.
지인 변호사 두 명이 생각난다.
그중 한 명은 이성에 대한 스펙을 전혀 보지 않고 대신 외모가 출중한 젊은 여자를 선호한다.
또 한 명은 고졸이어도 좋은 직업으로 열심히 사는 여성을 배우자로 선호한다고 한다.
그분의 부모님이 고졸 중졸 출신의 아들 딸을 잘 키워 놓으신 분들이라 존경하는 마음에서 그런 사람도 괜찮다고 하는 것 같다.
여태 살아온 백그라운드를 보면 이 사람이 똑똑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볼 수 있다.
그래서 백그라운드를 봐야 한다는 거다.
똑똑한 사람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다.
겉으로 보이는 간판보다는 현재를 비롯한 미래의 가능성을 봐야 한다는 거다.
나이도 똑똑함을 말해줄 수 없다.
학벌이나 어느 간판도 똑똑함을 말해줄 수 없다.
연봉이나 재산이 많다고 똑똑하다고 말할 수 없다.
돈이 많아도 배우자 때문에 마음 고생하며 힘들게 사는 사람 수도 없이 봐왔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문제 해결 능력을 봐야 한다.
더 똑똑한 사람은 문제를 만들지도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는 법.
함께 하는 사람이 문제를 일으킬지라도 어떻게 해결하는지, 해결사 노릇을 잘한다면 믿고 맡길 사람이다.
무엇보다 삶의 중심은 언제나 가족이어야 한다.
한 때 실수를 할지라도 가정만큼은 확실히 책임을 져야 한다.
가정은 자신의 얼굴이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배우자와 자녀 얼굴에 나타나있다.
가정을 최고로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이야말로 믿을 수 있는 똑소리 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