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니
엘리제와 엘리자베스 그 둘은 서울에 사는 친구 사이다.
25세 엘리제가 말한다.
"결혼하면 남편의 비서 역할 했으면 좋겠어.
한 2년 정도 있다가 임신하는 거야 그리고 하나 낳고 잘 사는 거지"
"난 B형 여자는 정말 싫은 데 남자는 B형이 좋아, 결혼은 B형이랑 했으면 좋겠어"
"나도 B형이랑 할 거야"
"난 나이가 좀 많은 사람이 좋아"
"나도 한두 살 차이 남자는 정말 싫어, 나이 차이가 있는 사람이 좋지"
둘은 미래를 그리며 수다를 떤다.
"결혼은 어떤 사람이랑 시킬 거냐면..?" 하고 미래 계획에 들뜨며 얘기한다.
엘리제의 6살 연상 예비 배우자가 웃으면서 말한다.
"임신 먼저 하고 생각하자"
엘리제가 수지에 신혼살림 차린 후 엘리자베스도 수지와 그리 멀지 않은 수원으로 이사 오게 되어 자주 만났다.
그들은 각 지역에 같은 프랜차이즈 영어학원에 강사로 취직하게 되어 서로 공감하며 지냈다.
둘은 여름에 벌레가 무서워 잔디밭을 싫어한다.
누구나 공원 풀밭에 앉아서 즐기면서 쉬는 걸 좋아하는 데, 그 둘은 성격이 똑같아서 잔디에 들어가지 않고 벤치에 앉아서 얘기를 나눈다.
얘기를 나누는 중에도 혹시 개미가 올라오지 않을까 두리번 거린다.
"난 단체 생활이 싫어. 1:1로 만나는 게 좋지" 하며 둘은 같은 생각을 공유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그들을 유난 떤다고 핀잔을 주며 빨리 잔디로 들어와서 다 같이 얘기하자며 부추겼다.
그들은 할 수 없이 잔디로 들어가 얼마 있다가 나왔다.
"K대 들어갔다가 다시 시험 쳐서 S대 들어간 김 씨 말이야
아무것도 아닌 게 갑자기 꼴값 떤다.
개 동생도 지네 오빠 S대 들어갔다고 어디 가서든 아주 난리 법석을 치며 자랑해
개네 오빠도 지 동생 자랑, 25세에 결혼했으면 요리 잘하는 건 당연한 건데 지 동생 요리 잘한다고 못하는 사람 무시해.
물론 난 요리 못하고 남편이 잘하지만 말이야.
우리 나이 싱글에 요리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
난 개도 개 동생도 싫어
개네 진짜 꼴불견이야
눈 높은 척하더니만 결국 지가 평범하니까 평범한 여자랑 결혼하잖아
수준끼리 만나는 거지, 흥" 하며 둘은 항상 싫어하는 사람도 같았다.
27세 엘리자베스가 결혼한다.
"결혼하면 남편 비서나 했으면 좋겠어. 한 1년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임신하는 거야. 하나 낳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 둘은 상상의 미래를 펼치며 얘기한다.
"학교는 어디를 보내지? 결혼은 어떤 사람이랑 시킬까? 아.. 고민된다.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해야 하나? 좋은 데 함 알아봐야겠다"
4살 연상 예비 배우자가 웃으면서 말한다.
"임신 먼저 하고 생각하세요"
엘리자베스는 미국으로 결혼을 위해 떠난다.
엘리제가 말한다. "좋겠다, 부럽다, 한 달에 한 번씩은 번갈아 가며 꼭 전화 통화하자"
1년 후 둘은 또 수다를 떤다.
엘리제가 말한다.
"우리 아들이 B형이 아니면 어떡할까, 얼마나 조마조마했는 데, 혈액형 먼저 물어봤지 뭐야. 근데 다행히 B형이라고 해서 안도의 한숨이 나오더라"
"너 닮은 예쁜 딸 낳으면 우리 아들과 결혼시켜 사돈 맺자"
그 둘의 시어머님도 남편도 B형 그리고 각자 아들도 B형이다.
둘은 sns를 하지 않지만 그들의 남편들은 일상을 사진 찍어 올린다.
엘리자베스가 미국으로 시집가고 5년 후 엘리제도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왔다.
두 친구의 남편도 공대출신 전자공학과 출신이다.
엘리자베스 남편은 CalTE** 출신 공대 교수다.
엘리제의 남편은 Y대 출신 실리콘밸리에서 반도체 쪽으로 일한다.
둘 다 키가 작은데 리더십이 있어 조용한 아내들과 조화를 이루며 산다.
엘리자베스는 엘리제 만나기 위해 비행기 타고 샌프란시스코에 놀러 오고
엘리제도 엘리자베스를 만나러 로스앤젤레스에 자주 온다.
엘리제는 한국어 강사로 엘리자베스는 작가로 산다.
그들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본인들의 인생을 공감해 주며 베프로 살고 있다.
아주 친한 지인이 생각나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어 그리고 싶었다.
마치 하늘이 인도해 준 것처럼
잘 맞는 두 친구가 계속 잘 지낼 수 있게끔 어디에서든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누군가와 함께 오랫동안 행복할 수 있는 건 좋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싫어하는 게 같아야 한다.
좋아하는 것은 변할 수 있어도 정말 싫어하는 것은 바뀌지 않는 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사람이 싫어질 수는 있어도 싫어하는 사람이 좋아지는 법은 없다.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대부분, 내가 극도로 싫어하는 행동을 상대가 했을 경우에 생긴다.
예를 들어, 여자친구의 몸매에 관해 지적질하고 약 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쓰레기니 버리자.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알기에 일부러 분노를 돋구는 걸 즐기는 자라면 악마니 얼른 피하지 않으면 더 큰일이 생기고야 만다.
좋아하는 것은 차이가 있어도 괜찮다.
예를 들어 난 테니스를 좋아하는 데 상대는 골프만 좋아한다. 그렇다 해도 별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문제는 내가 싫어하는 것,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것을 상대가 좋아하는 경우다.
부부의 예를 들면 남편은 김 씨를 좋아하는 데 난 김 씨가 영 마음에 안 든다. 그런데 남편은 내 생각 안 하고 김 씨를 집에 자꾸 초대한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집안이 조용할 날이 없을 거다. 더 나아가서는 돌이키지 못할 문제가 발생되기도 한다.
같은 것을 싫어하게 되면 서로를 화나게 하고 다치게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오래 행복하기 위해서는 서로 싫어하는 게 같은 사람들이어야 한다.
사는 게 바쁘고 힘든 이 세상, 살아가는 것 자체도 피곤한 일이 많은 데,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는 건 큰 행운이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최종적으로, 내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걸 좋아라 하는 사람은 인연이 아니니 피하자.
내가 싫은 건 상대도 싫어해야 건강한 관계로 함께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