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순식간에..
지난주에 동일학과지만 다른 분야에 계신 석학 교수님을 학회에서 만났다.
그분이 놀라워하며 말씀하셨다.
"진짜 미인이시네요. 진짜 미인.. 지금도 이 정도면, 옛날에는 미스코리아 나가라는 말 자주 들었을 것 같아요. 그렇죠?, 몸도 너무 예쁘시고.. 발레뿐만이 아니라 한국무용해도 너무 잘 어울렸을 것 같아요, 지금도 이렇게 예쁘신데 옛날에는 얼마나 예쁘셨을 까, (듣고 있던 다른 교수님이 내 가족 얘기를 하시니) 절대로 아가씨로 밖에 안 보여요"
이번에는 연세 많으신 교수님이 또 한 말씀하셨다.
"무용계의 스타였죠, 모든 교수님들이 탐내는 인재였지"
문득 그 시절을 떠올려 본다.
젊은 시절 그때에 어울렸던 사람들은 지금 내 곁에 없다.
다들 뿔뿔이 자기 살길 찾아서 갔다.
세월이 흐르면 관계는 자연적으로 변한다.
서른 즈음 또래들은 하나둘씩 결혼해서 자기 자리를 찾아갔다.
지금은 서른이 많은 나이가 아닐지 몰라도 그 시절에는 서른 넘으면 노처녀란 소리 들었다.
나도 남들 가기 시작할 때, 그때 미국으로 시집을 가려고 했었다.
다 지난 한참 전 얘기지만, 이미 약혼 겸 결혼식도 한 상태였다. (물론 혼인신고는 안 했다) 알고 지내던 이성을 잃은 사람이,악질 스토커가 되어 괴롭히는 상황을 겪어 주체할 수 없는 스트레스로 인해 캔슬이 되었다.
그 아픔과 충격으로 오랫동안 힘든 생을 보냈었다.
결혼하기 전까지 그날의 아픔이 생생한, 악몽을 꾸면서 울고 소리치며 깬 적이 많았다.
내 인생 최대의 아픈 경험이었기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생생한 꿈을 꾸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사실 결혼 초반까지도 그런 꿈을 꾼 적이 몇 번 있었다. 얼마나 내 인생에 큰 타격을 준 사건이면 몇십년이 다 되어 가는 데도 여전히 그때의 참혹한 악몽을 꿀까. 다행히 현재는 그런 악몽을 꾸지 않는다.
그때 어떤 일이 있더라도 냉정하게 뿌리치며 아니 잔인할 정도로 해야 먹혔을 거다, 지금 같았으면 경찰서에 신고를 하든지 별 수를 다 써서라도 그 사람 사정을 안 봐줬을 텐데 말이다.
어린 나이였기에 그러지 못한 걸 극심히 후회했다. 악마한테는 악마로 대해야 먹힌다는 걸 왜 그때는 몰랐을 까.
어느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한 말인데 나의 경험과 정확히 맞아떨어져 인용해 보겠다.
한번 얽힌 관계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이미 조용히 무너져 있고 상처가 깊어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이 위험하다.
처음에는 이해하는 마음에서 나만이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에 한두 번 관계를 한다. 그런데 그 한두 번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그때는 미처 몰랐었다.
어느 순간 그 사람의 어둠이 인생 전체를 잠식하기 시작한다.
이미 위험한 상황에 놓인 거다.
"나 죽을 거다"라는 메시지..
받을 때까지 끊임없이 울려 대는 전화..
집에 찾아와 통곡하며 죽는다고 오열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가주고,
다음번에는 진짜 마지막 정리해야 한다는 굳은 마음으로 또 나가주고,
또 다음번에는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끝을 보고 오겠다는 마음에서 또 나가주고,
그때 괴로워하며 미치는 것 대신, 일관성 있게 단절했어야 했다.
"이렇게 마지막으로 인사하면 알아들을 거야.
이렇게 마지막으로 내 생각을 정리해서 이메일을 남기면 이제는 이해하겠지.
이렇게 나의 상황을 설명하면 이제는 나를 놓아주겠지"
억 번도 조 번도 넘게 무한대로 해도 그는 절대로 꼼짝도 안 했다.
그는 그냥 애초부터 그런 사람이었다.
매우 위험한 사람이었다.
교회에서 아는 사람이었으니 그리 위험한 사람이라고 생각 못했었다.
내 뜻을 방해하는 사람은 무조건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현명하다.
인생을 살면서 시간이란 건 너무나도 소중한 거다.
그때 시절에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반드시 존재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착해 보였던 사람, 한없이 성품 성격이 좋다고 믿었던 사람도 어둠으로 뒤덮인 삶을 접하게 되면 본성이 나오는 법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시간은 정말로 빠르게 후다닥 간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관계는 변할 수밖에 없다.
감정보다는 현실을 생각해야 하고 추억보다는 삶의 관점과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된다.
2030과 4050의 인간관계는 현저히 다르다.
나이가 들수록 풍요롭게 사는 사람과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
돈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고 또한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삶에 대한 태도가 매사에 긍정적이다.
예를 들어 서로 대화가 미흡해 한 사람이 약속 장소에 안 나왔다.
기다리던 사람은 상대가 마치 자기 가족을 살인한 살인자를 대하듯 언성을 높여 미치광이처럼 험악한 욕을 퍼붓는다.
알고 보면 상대는 분명 전날 못 간다고 말을 했는 데 본인이 미흡하게 알아들어 생긴 일이다.
삶이 여유로운 사람은 감정적으로 원망하며 성질부터 내기보다는, 원인과 대안을 먼저 생각하고 겸손하게 일을 마무리할 줄 안다.
또한 꼭 비슷한 사람끼리 친구 하라는 법은 없다. 좀 다르더라도 삶을 대하는 시각이 다른 사람은 나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다.
확실히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는 그전과는 달라져야 한다.
20대에는 살아온 경험이 부족하여 무조건 참고 견디며 그냥 넘어가고, 감정적으로 애쓰고 한다고 치면,
30대가 되면 이 사람 저 사람 겪어 보면서 인생의 쓴맛을 알게 되기 시작한다.
40대가 되면 내가 필요한 사람과만 어울리려는 양상이 보인다.
한마디로 40대부터가 진짜 성숙해지는 시기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인생은 계산이란 게 반드시 있어야 하는 법이다.
자신을 위해서 사는 진정한 시간은 40대가 되어야 비로소 눈이 떠지기 시작한다.
계산적이 된다 이 말이다.
똑똑한 40대는 애매한 관계는 끊어 버릴 줄 알고 내 에너지를 기꺼이 써도 무방한 관계에만 초점을 둔다.
아무리 똑똑한 20대라도 윗사람들이 보기에는 아직 너무 모른다. 그때는 남에게 신경 쓰는 삶을 살기도 하지만 30대가 되면 내가 바쁘기에 신경을 덜 쓰게 된다.
40대가 되면 남에게 신경 안 쓰는 걸 넘어서 꼭 필요한 관계가 아니면 정리한다.
그냥저냥한 관계랑 있느니 나 홀로 에너지를 쓰는 게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란 걸 안다.
한마디로 소중한 나를 위해 그렇지 않은 것들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10년 전에 사람들과 거의 같다면, 내 인생의 성장으로 봤을 때를 고려해 본다면 정체되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나고 있는 사람이 바뀌어야 내 삶도 달라질 수 있다.
내 자리가 바뀌면 대화 주제도 바뀌고, 나의 라이프스타일이 자연스럽게 바뀐다.
서로가 주고받는 게 있어야 관계가 유지된다.
먼저 자신이 성장해야 성장한 사람과 어울리게 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거다.
자신은 성장해서 이만큼 변화되었는 데 저 사람은 계속 10년 전 그 자리에 정체되어 있다면 어떨까.
직업이 바뀌고 승진을 하고 연봉이 올라가고를 말하는 게 아니다.
자기 자리를 지키며 성실하게 열심히 사는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하지만 변화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말과 태도에서 품격이 흘러야 한다는 거다. 즉 "덕을 갖춘 사람"이 돼야 한다.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매력적인 사람은 베푸는 마음이 있다.
그런 사람의 인생철학은 남다르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무슨 일이든지 꾸준히 최선을 다했으며 끝까지 해냈다.
그런 사람은 일단 실력이 있다. 실력이 있으면 사람들이 좋아한다.
사람을 존중할 수 있는 공감 능력과 배려심이 있어 겸손한 그를 모두가 좋아한다.
그러니 하루하루를 실력 쌓는 데에 투자하자. 그러면 주위에 사람들이 몰린다.
그렇게 되면 사람 보는 안목이 생겨 자신을 성장시킬 사람인지 떨어뜨릴 사람인지 단번에 알게 된다.
서로 배우면서 더욱 발전해 나간다.
시간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지나간다.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그러니 하루하루 의미 있고 행복하게 보내자.
누가 말했다.
"나비는 바람을 원망하지 않아, 그저 바람과 함께 춤을 출 뿐이지"
각자 위치에서 의미 있게 즐기는 삶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