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던 여행

아침 감사 일기

by 김별

너는 짧은 여행이 피곤하고 싫다고 말하지.

이왕 가려거든 한 지역에 몇 달이고 머물며 그곳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고.

일정 욕심낼 필요 없이 우리 동네인 양 거리를 산책하고

맘에 드는 카페에 앉아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유유자적 지내는 게 최고의 여행이라며.

지금 네 삶이 바로 그 여행이야.

네가 그토록 원하던 여유롭고 긴 여행.


그럼 이제 네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겠지?

여행을 즐기고 마음껏 여유도 부리며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시장 구경, 사람 구경, 역사 구경, 문화 구경

하고 싶은 걸 다 해도 좋아.

여행 경비가 걱정이야?

원한다면 돈도 벌며 할 수 있어. 심지어 보험처리도 잘 되는 여행이잖아?

그리고 혼자는 무서워하는 너의 곁에

남편도 딸도 고양이들도 있어.

조금 떨어진 곳엔 부모님과 형제들도 있지.

넌 좋은 친구들도 충분하고.

정말 이보다 완벽한 여행이 있을까?


정도면 이번 생은 쉬어가는 삶이었다 말할 수 있을 거야.

그래도 피곤하긴 하다고?

너도 알잖아.

어느 정도의 피곤함은

낯선 곳을 탐험하는 여행자라면 기꺼이 감수해야 할 사안이라는 거.

지금 너의 발치엔 사랑스러운 냥이들이 골골거리고 있지.

애묘들까지 동반한 장기 여행이라니

와 정말 굉장하다.


집보다 불편한 여행은 싫다고 했던가?

넌 네가 바라는 모든 것을 갖춘 여행을 하고 있어.

잊지 마. 아무리 긴 여행도 끝은 온다는 것을.

홈홈스윗홈으로 돌아가는 것도 좋을 테지만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 것이 여행이란 걸.

집에 돌아가는 날이 오기 전까지 충분히 즐기고 감상하고,

또 완벽한 장기 휴가가 네게 허락된 것에 감사하도록 해.

느끼고 깨달은 것에 대한 여행 감상문은 필수일 테니 놀기만 하진 말고.

하늘이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곳을 여행하고 있는 것 또한 행운이다.

스치는 바람에도 설레며

여행하는 동안 마음껏 행복하기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