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찾고 기록하다

브런치와 함께 한 작가의 꿈들.

by 세헤라자데

2015년 브런치 작가로 데뷔하고 나는 아무런 글도 쓰지 않았다. 작가로서의 꿈을 갖고는 있었지만 특별하지 않고 지극히 평범했던 나에게 글감이 떠오르지 않았던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직업이 없이 방황하면서 마흔이 되었다. 마흔이라는 나이는 나에게 엄청난 압박감으로 다가왔지만 미혼에 무직인 나는 길을 찾지 못하던 시기였다.

그러다가 간호조무사란 직업을 갖기 위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힘들고 지치기 일쑤라 ‘ 도대체 내가 왜 이걸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곧잘 하게 되었다. 병원실습에 들어가면서는 더더욱 이런 생각이 심해지면서 도중에 관둬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는 지인을 만나 대화를 하던 도중 내가 하고 있는 생활을 브런치에 기록으로 남겨 보라는 조언을 듣게 되었다. 그 말을 듣고 ‘어? 왜 나는 그 생각을 하지 못했지? 내 이야기라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지도 몰라. 그리고 충분히 글감이 될 수도 있겠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용기를 내어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햇병아리 간호조무사의 이야기’는 그렇게 탄생되었다. 내가 글을 쓸 때는 진심을 담아서 , 그리고 솔직하게 쓰자라는 것 이 두 가지만 지키자라고 다짐했었다. 글을 올리면서 나 자신이 되려 성찰이 되었고 간호조무사 실습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자 목표를 이룰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던 와중에 내 글에 댓글을 달아주시는 소중한 독자님들도 생기고 조회수가 1000명, 2000명을 넘겼다는 알림도 받아보면서 “와! 내 글을 읽어주시는 사람들도 있구나. 내 글에 그렇게 특별한 매력(?)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 기쁜 마음으로 글을 계속해서 올렸다.

1년 동안 글을 짬짬이 올리면서 드디어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고.... 이제 햇병아리 간호조무사의 이야기는 끝이 나는가 싶었다. 그런데 사람의 앞일이란 알 수 없다. 간호조무사 실습 때 다녔던 요양병원에서 선생님들께서 간호대를 가보라고 권유해 주셨던 것이다. 간호사가 된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고 그런 길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었는데.... 나도 정말 간호사가 될 수 있을까?라는 고심 끝에 간호대에 지원을 해 보았고 덜컥 간호대에 붙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햇병아리 간호조무사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다시 [ 햇병아리 예비 간호사의 이야기]가 탄생되었다. 간호대 4년을 다니면서 간호조무사 학원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학업량과 과제, 시뮬레이션 팀플, 실습 등등이 나를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고 , 솔직하게 말하자면 힘들어서 집에서 운 적도 있었다. 울고 웃으며 그 기록을 다시 브런치에 글을 올렸고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많은 댓글이 아니더라도 소수의 독자분들이라도 읽어 주셔서 무척이나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나 자신을 어리바리 허당인 예비 간호사로 솔직하게 글로 풀어냈는데 그것이 어떤 분들에게는 용기를 주는 것 같았다. 바로 ‘ 나 같은 사람도 간호사에 도전하고 있으니 여러분들도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라는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글이 된 것이다.

특히나 나처럼 늦은 나이에 만학도로 간호사를 꿈꾸시는 분들에게 더 힘을 실어주는 글이 된 것도 같았다. 나는 40대에 미혼에 무직이고 체력도 약했는데 어떻게든 간호사의 꿈을 놓지 않으려고 20대 학생들과 공부하며 아등바등 버텼다.

결과는 올해 2월에 무사히 간호대를 졸업했고 간호사 국가고시에 붙어서 간호사 면허증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작은 병원에서 신규 간호사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리고 책을 내지 않았을 뿐 난 이미 브런치 작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간호사와 작가라는 두 가지 꿈을 이루게 해 준 브런치에 늦게나마 감사한 마음이 든다. 밤하늘의 별을 찾고 기록을 하게 해 준 브런치에 이제는 다시 신규 간호사의 이야기를 연재해 볼까 한다. 아마 나의 이야기 글은 천일야화보다도 더 길고 깊게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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