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어린아이

소중한 내면의 어린아이를 찾아서

by 세헤라자데

나는 어렸을 때 경자폐아가 아니냐 싶을 정도로 말이 없고 숫기가 없었다. 초등학교에 가서도 의자에 붙박이처럼 앉아 있고 마치 선택적 함구증을 앓는 아이처럼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 마음도 많이 여렸지만 집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었다.

그때는 8,90년대라 나에게 학교 폭력이란 것이 가해지지 않았지만 그렇게 어둡고 말이 없는 아이를 친구로서 좋아할 또래는 없었다. 그렇게 나는 도시락도 혼자 먹고 , 혼자 놀고, 혼자 책을 읽고, 뭐든지 혼자서 했다. 나도 친구를 사귀고 싶었고 외롭게 혼자 있고 싶지는 않았지만 마치 사회성이 결여된 것처럼 어떻게 사람을 사귀어야 할지 몰랐다.

참고로 나는 할머니, 외할머니를 모시는 대가족의 4남매 셋째였다. 차분하지만 공부를 잘 하는 언니, 활달하고 친구들이 많이 있는 개구쟁이 오빠. 그리고 반장을 매년하는 공부잘하는 남동생. 도대체 사회성이 왜 길러지지 않았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의 가족 구성원이다. 부모님도 나름 그 당시의 부모님답게 자녀들을 키우셨고 다소 보수적이고 엄격하셨지만 그 정도는 당연하다고 여겼었다.

그런 말 없는 아이도 험난한 중학교를 거쳐 -간신히 친해진 친구들과 일방적으로 절교를 당함- 고등학교에 들어가 다시 친구들을 사귀었다. 그리고 대학을 가고 하면서 소수의 깊은 관계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지금은 내향적이긴 하지만 어린 시절만큼은 아니다. 처음 20대 초중반에는 직업을 구하기 위해 지원을 하고 채용이 되고 나서도 얼굴이 어둡다라는 이유로 수습기간중에 그만둬야 했었던 일도 있었다. 그때는 정말 충격이었다. 이렇게 계속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밝고 예쁘게 웃는 연예인들 사진도 눈여겨 보고 , 인간관계 책들도 많이 읽고 2008년 즈음에는 시크릿 열풍이 불때 많은 마음챙김 책들도 챙겨 읽었는데 나에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생각해 보니 나는 부정적 사고를 계속 하고 있었던 것이 얼굴로 표현된 것이었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감사의 마음,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을 했다. 죽기살기로 매달린 것은 아니고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렇게 서서히 나의 내면이 바뀌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마흔이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라고 했다. 나는 나의 내면을 어느정도 검댕을 지워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의 내 얼굴과 표정은 성형을 하지 않아도 20대 때보다 더 밝고 단정해 보인다. 그런 말을 몇번 들어서 이젠 마음의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은 듯하다.

그리고 간호대를 들어가기전 나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강사였다. 너른 품을 가지지 못해 다 품어주지는 못했지만 정말 진심으로 아이들이 잘 되기를 바랐다. 아직도 몇몇 아이들은 생각이 난다. 좀 더 따뜻하게 대해 줄 것을....공부와 친구 관계 등등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었는데.....

이젠 간호사가 되어 환자들을 대해야 한다. 내가 발산한 것이 다시 나에게 되돌아 온다. 그래서.... 나는 참으로 이기적이지만 이제는 나를 위해서라도 친절과 배려를 발산하고 싶다. 되도록이면 나를 사랑하면서도 타인을 좀더 따뜻하고 너그럽게 대해보는 것이다. 물론 어려움이 많겠지만......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겠지만 ....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그래도 뭔가 나선형을 그리며 점점 나아지고 있다. 나의 인생을 되돌이켜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혼자서가 아닌 다 같이.....그렇게.....

그리고 내 마음속의 어린아이에게 이제는 그렇게 외로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아주고 싶다. 고통스럽고 혼란스럽고 외로워서 울고 있었던 내 내면의 어린아이..... 맑음아 이젠 괜찮아 다 괜찮아. 이젠 어른이 되어 힘이 있고 지혜가 생겨서 혼자서 울지 않아도 돼. 이젠 내 인생을 밝게 꾸려나갈 수 있어... 힘들면 울어도 좋지...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거야. 두 주먹 굳게 쥐고 일어서는 거지!!!! 한번뿐인 인생 이젠 내 마음을 다스리고 밝게 웃으며 살아보자.


어린 세헤라자데야 !!!!괜찮아.!!!!!사랑해!!!!! 내가 너를 영원히 기억하고 사랑할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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