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아(2021)
현대영화의 동향은 반복에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여 우리의 기억 속에서 식별성을 잃어간다.
따라서 이젠 영화의 영역이 새로운 감각을 통해 확장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위라세타쿤의 신작 ‘메모리아’는 그 답변이다.
이 영화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선형적인 흐름 속에 놓지 않는다. 영화의 시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머릿속 굉음을 시작으로 진동처럼 퍼져나가는 삶과 앎의 궤적을 표방한다.
듣도 보도 못한 이전 세기, 혹은 이후 세기의 세상을 관조하는 카메라의 시선은 21세기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무척이나 경이로운 순간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 영화는 무조건 극장에서 경험해야 한다. 상업영화의 뒤편으로 저물어가는 아트하우스의 무기력함이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