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테의 조용한 시간 13

설레는 기쁨

by Hu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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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약했던 탓인지, 아니면
애착이 유별나기 때문인지
어쨌거나 녀석을 만난 이후로
죽음에 관한 잡생각이 많아졌다.
잠들기 전엔,
새장에 드는 녀석에게
“내일 보자” 다짐하고는
천 가림막을 덮는다.
그렇게 아침을 맞으면
새장 앞에 앉아 잠시 머뭇거린다.
오래된, 그래서 너무 아련하지만
길가 한 잡상인의 좌판에서
병아리 한 마리를 샀던 기억이 있다.
왠지는 모르지만,

아마 병아리 상인이 일러주었을 테다.
병아리는 약국에서 구한 박카스 상자에,
그 뚜껑엔 으깬 계란노른자와
물을 고이 담아 주었다.
그리고는 천으로 상자를 덮고
“내일 보자”하고 밤 인사를 했다.
다음날은 새벽같이 눈이 떠졌다.
이불 속에서 미적이지도 않고
상자 앞으로 달려가 천을 들췄다.
그날은, 처음으로 죽음을 생각한 날이었다.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매일 아침, 가림막 안에서
부스럭대는 소리에
살아 있는 생명을 감사한다.
오늘 여기에 새장 안에,
새로운 세상이 동튼다.
작은 생명 하나가
설레는 기쁨을 안긴다. -Τοτε-

주님의 사랑과 긍휼이 아침마다 새롭고,
주님의 신실이 큽니다.
-예레미야애가 3:23-

아침에는 주님의 사랑으로 우리를 채워 주시고,
평생토록 우리가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해주십시오.
-시9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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