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테의 조용한 시간 15

마음을 읽는다.

by Hu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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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돌려 앉기
“놀아줘요.”
짹, 짧게 한 번 울기
“배고파요."
무표정하게 딴청 부리기
“나 지금 화났어요.”
부리로 손가락 쪼기
“혼자 있고 싶어요.”
살랑살랑 꼬리 흔들기
“기분이 너무 좋아요.”
물끄러미 올려다보기
“안아 주세요.”
날개를 펴고 짹짹하기
“졸려요.”
다가가고 뒷걸음치고
멀어졌다가 다시 다가와서는
예고도 없이, 어느 순간,
마음을 읽는다.
지친 한숨을 짓는다.
“지긋지긋해”
찡그린 얼굴로 웃는다.
“정말, 싫어”
식탁에 앉아 묵묵히 먹는다.
“알 거 없잖아.”
고개를 절래절래 젓는다.
“저리 가”
쾅, 문을 닫는다.
“아무도 오지 마.”
예고도 없이, 어느 순간,
마음을 읽는다.
녀석이 딴청을 부리고
다가서면 부리로 손가락을 마구 쪼아놓는다.
한숨을, 찡그림을, 묵묵함을,
휘젓는 고개를
부리로 쪼아댄다.
쾅, 문을 닫는 소리에
짹, 짧게 운다.
“배고파요.”
마지못해 모이통을 내밀고
작은 부리를 오물거린다.
그리고는 물끄러미 올려다본다.
“안아주세요.”
녀석이, 하나님이 그렇게
내 마음을 읽는다.
다가가고 뒷걸음치고
멀어졌다가 다시 다가와서는
예고도 없이, 어느 순간,
마음을 읽는다. -Τοτε-



주님,
주님께서

나를 샅샅이 살펴보셨으니,
나를 환히 알고 계십니다.
내가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주님께서는 다 아십니다.
멀리서도 내 생각을

다 알고 계십니다.
내가 길을 가거나 누워 있거나,
주님께서는 다 살피고 계시니,
내 모든 행실을

다 알고 계십니다.
내가 혀를 놀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주님께서는 내가 하려는 말을
이미 다 알고 계십니다.
주님께서 나의 앞뒤를

두루 감싸 주시고,
내게 주님의 손을

얹어 주셨습니다.
이 깨달음이 내게는
너무 놀랍고
너무 높아서,
내가 감히

측량할 수조차 없습니다.
내가 주님의 영을

피해서 어디로 가며,
주님의 얼굴을 피해서

어디로 도망치겠습니까?
-시편 1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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