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소녀들

퀴어 원더풀의 이야기 (2)

by 백고래

원더걸스는 멤버마다의 개인적 서사가 많이 알려진 편이다. 멤버들의 굴곡진 가정사, 기적같은 데뷔 스토리, 최근에는 선미의 경계선 성격장애 커밍아웃까지. ‘나는 이상하다’라는 불안에 사로잡힌 나에게 그들의 결핍은 위로였다. 혼자가 아니란 사실은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큰 위로가 된다.


원더걸스가 미국에 진출한 행보마저도 큰 위로였다.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그 도전에 내가 과몰입한 이유도 바로 거기 있었다. 응원하고 싶었다, 그들의 결핍과 이상함을. 결핍과 성공이 공존하는 그들의 모습은 나의 꿈이자 희망이었다.


원더걸스가 한창 미국 활동에 전념하고 있던 시기, 미국에서는 레이디 가가가 말아주는 Queer anthem(퀴어 송가) <Born this way>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많은 퀴어들이 <Born this way>를 통해 받은 감동을 나는 그 때 원더걸스로부터 매우 암묵적인 방식으로 느끼고 있었다. 십대 시절 나에게 깃들었던 원더걸스에 대한 덕심은 나를 웃게 했고, 가슴을 뛰게 했고, 그렇게 나를 살게 했다. ‘이상해도 괜찮다’ 내게 주문을 걸어오던 원더걸스, 나에게 영웅이나 다름 없었던 원더걸스, 아직도 그들은 내 마음 속에 생생히 살아 숨 쉰다.


“하고 싶은 게 있잖아. 원하는 게 있잖아. 그렇다면 지금 바로 Go for it!”
- <Girls Girls>, 원더걸스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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