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이입니다.
오랫동안 브런치에 오지 못했습니다.
집에 관한 사유를 밀도있게 하고 싶었고,
이어지는 글도 완성도있게 쓰고 싶었거든요.
제가 가용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에 제약이 있기에 브런치라는 세상과의 접점에 쉼표를 찍어두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넘는 시간동안 글을 쓰고 다듬고,
출판사를 만나고,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집이 나에게 물어온 것들>.
퍼블리온 출판사에서 출간한 인문 에세이입니다.
저의 보금자리, 기윤재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집짓기 과정이나 주택살이의 아름다운 점만을 나열한 책은 아닙니다. 곁에, 혹은 안에 있지만 공기처럼 너무나 당연해서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하던 집. 당신과 저의 집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했습니다.
저희 아이가 아주 어렸을 적에 숨바꼭질을 하는데, 작은 바가지를 뒤집어쓰고 방 한 편에 서있던 적이 있어요. 알고보니 제 눈만 가리면 다른 사람들도 자기를 못보는 줄 알았던 겁니다. 한참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브런치에는 여물지 못한 저의 글이 참 많이 있습니다.
나만 눈을 가리면, 모두에게 숨겨졌으면 하는 글들이 많지만, 그런 글들이 남아있기에 제가 성장했다는 걸 증명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이보듯 따뜻한 눈길로 제 첫 책을 보아주시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초심자라고 어영부영 쓰면서 행운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부끄럽지 않게 쓰려고 했어요.
집이 제게 물어왔던 것들이
또한 당신을 향한 것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