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길거리 음식 '사떼'

by 모모

땅을 뜨겁게 달구던 해가 바다 위로 넘어간다. 긴 어둠이 찾아온다.

동티모르의 골목골목마다 맛있는 냄새가 그윽하게 퍼진다.

골목마다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 연기가 무엇인지 호기심에 따라가 본다.

가로등이 없는 동티모르에서 붉은빛이 더욱 도드라지게 보인다.

우리는 빨간 장작불에 닭고기를 굽고 있는 동티모르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동티모르에서 먹을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안타깝게도 동티모르에서 한국인들이 즐길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은 거의 없다. 다른 나라 와서 그 나라 음식을 먹는 재미가 있어야 하지만.. 아쉽게도 동티모르에서는 그런 기대는 할 수 없다.

유일하게 즐겨 먹던 길거리 음식이 있는데 바로 '사떼'이다.

IMG_5782.JPG 자주 즐겨찾던 사떼 집. 자주 가며 친해진 나의 친구와 함께

원래 사떼(Sate)는 '꼬치'라는 뜻으로 인도네시아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다. 꼬치에 닭을 꽂아서, 장작불에 구워 먹는 음식이다. 우리나라의 직화에 구운 숯불 닭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장작불에 구운 닭고기를 땅콩소스에 찍어 른당이라는 밀가루 떡과 함께 먹는다. 오랫동안 인도네시아의 식민지였던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 음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동티모르 사떼는 인도네시아의 사떼와는 조금 다른 점을 발견 할 수 있다.

동티모르 사떼는 그냥 닭 바베큐이다. 한마디로 장작불에 닭을 그냥 굽는 것. 이게 끝이다. 땅콩소스도 른당도 없다. 정말 간단하다.

닭꼬치 보다는 정확하게 그냥 장작불에 구운 닭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숯불 바비큐다.


동티모르 사람들은 장작불을 매우 잘 다룬다. 불의 다루는 솜씨가 일품이다. 닭이 너무 바싹 타지 않도록 적절히 구워내는 것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나무 직화로 닭을 구워내서 닭에 불맛이 강하게 들어가 있어 그 맛이 매우 훌륭하다.

유일하게 먹을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 사떼이다. 그래서 나는 동티모르에서 배가 고플 때마다 허기를 채울 겸 사떼를 하나씩 사 먹었다.

태운 부분도 많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태운 부분은 떼어서 먹거나 그냥 먹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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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작불을 구우면 나오는 연기에 콜록거리며 동티모르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먹어야 사떼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음식 자체의 맛도 있지만, 그 음식을 먹을 때의 주변 환경과 분위기도 음식의 맛을 좌우한다.

사람들 틈에서, 장작불에서 퍼져나오는 연기 콜록거리면 사떼를 먹었던 순간이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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