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도로에 대하여
산을 굽이굽이 돌아가야 하는 레띠시아 집
"레띠시아 오늘 너희 집에 가는 거 잊지 않았지?"
레띠시아는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다. 학교가 끝나고 레띠시아 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레띠시아는 수업이 끝나서 나를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
레띠시아 집을 가보기 위해 며칠 전부터 레띠시아에게 부탁했다. 레띠시아와 레띠시아의 가족들 나의 방문을 기꺼이 허락해 주었다.
레띠시아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내가 말을 하며 살포시 웃음을 짓는 아이다. 워낙 착해 주변에 친구들이 많이 따른다. 그래서 나 역시 레띠시아를 좋아한다.
레띠시아는 Foho(산)에 산다. 그래서 언덕길을 계속 걸어 올라가야 한다.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니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의 경치가 한눈에 보이는 곳까지 올라왔다. 꽤 높은 곳에 사는구나. 매일 학교로 이 거리를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힘들겠구나.
동티모르 도로는 굽이굽이 흘길, 아스팔트 도로 보면 반가워
레띠시아 집에 가기 위해서는 굽이굽이 산을 올라가야 한다. 동티모르의 지형은 우리나라같이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수도 딜리에서 다른 지방을 가기 위해서는 산을 넘어야 한다. 60km 되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데도, 한국에서는 1시간도 안 걸릴 텐데 동티모르에서는 2~3시간이 걸린다. 한국은 어떤 길이든지 모두 아스팔트 직선 도로로 뚫어 버리면 그만이지만 동티모르 도로는 그렇지 않다.
굽이굽이 산을 거슬러 올라 산이 허락하는 길로만 빙빙 돌아서 가야만 한다. 동티모르 길은 직선이 아니고 곡선이다. 또한 아스팔트보다는 아직은 흙길이 더 많다. 흙길을 운전하다가도 아스팔트 길이 나오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직선 도로 다 뚫어 버리는 터널, 그리고 자연의 서식지 파괴
한국은 모든 것이 직선이다. 한국은 아스팔트 까는 기술과 터널 뚫는 기술이 세계 최고라고 한다. 그래서 도로 만들기와 터널 뚫는 것으로 수출도 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굽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저 직선으로 갈 뿐이다. 앞에 장애물이 있으면 터널로 다 뚫어 버린다.
한국은 아스팔트가 안 깔린 데가 없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어디든지 직선으로 달릴 수 있다.
직선으로 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흙을 퍼내고 나무를 없애며 자연을 파괴했을까. 새들과 숲속에 사는 작은 곤충들 그리고 나무의 서식지는 파괴된다. 덕분에 직선의 효율성에 감탄하면 우리는 빠른 시간안에 도착할 수 있다.
대신 산을 지저귀는 새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있던 나무들, 꽃들 그리고 산에 사는 동물들은 살아 졌다.
조상들이 예전부터 다녀온 옛길
우리나라는 산에서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이 다니는 길들이 있었다. 자연을 변화시키지 않고, 자연이 내어준 옛길을 따라 조상들은 그 길을 몇천 년 동안 걸었을 것이다.
우리는 그 길을 간단히 무시해 버리고 대신 산을 뻥 뚫어 버리며 그 자리를 아스팔트로 채웠다.
자연이 내어준 길을 버리고,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버린 직선의 길이 슬프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