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아무 일도 없는데, 마음은 왜 이렇게 불안할까?
[감정 코칭] 예기불안 (부제:불안한 직장인을 위한 5가지 심리 처방전)
회의 시작 전, 이미 ‘로그아웃’하고 싶은 마음
아직 회의가 시작되지 않았는데
이미 질책을 당한 것처럼 가슴이 답답해지고,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최악의 결과가 머릿속에서 먼저 재생됩니다.
슬랙 알림이 울리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캘린더에 회의 일정이 뜨는 순간 숨이 턱 막히죠.
전화벨 앞에서는 손이 먼저 굳어버리기도 합니다.
이럴 때 많은 분이 이렇게 물어봐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하지만 이건 예민함이 아니라,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겠어서
두려운 마음에 더 가깝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걸 ‘예기 불안’이라고 해요.
예기 불안은
실제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그 결과를 미리 앞당겨 겪으며
고통받는 상태를 말합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이미 겪은 것처럼 느끼는 거죠.
이건 우리 뇌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리 경고문을 보내는 것과 같아요.
“비슷한 일이 있었고, 그때 힘들었어.
이번에도 분명 그럴 거야.”
결국, 이 불안은
당신을 괴롭히려는 게 아니라
당신을 보호하려는 뇌의 ‘학습된 반응’입니다.
“알아서 센스 있게”가 만든 불안의 늪
왜 유독 요즘 직장인에게
이 예기 불안이 더 심할까요?
바로 기준이 너무 애매하기 때문이에요.
“알아서 해."
"센스 있게.”
“눈치껏.”
이 말들의 공통점은
정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기준이 불분명하면
우리 뇌는 생존을 위해
최악의 상황을 먼저 가정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걸
‘재앙화 사고’라고 불러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머릿속에서는 이미
가장 나쁜 결말이 먼저 재생되는 거죠.
단톡방에서
내 메시지만 조용히 넘어갈 때,
미팅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날아올 때,
퇴근 전,
"잠깐 시간 돼?”라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덜컥 내려앉을 때.
이건 당신이 이상한 게 아니라,
불안을 만들기 쉬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불안을 없애려는 '딴짓'이 위험한 이유
불안할 때, 우리는 종종
유튜브를 보거나
무의미한 스크롤로 시간을 때웁니다.
잠깐은 괜찮아지는 것 같지만
근본적인 불안은 해결되지 않죠.
오히려 이런 ‘딴짓’이 불안을 더 키우게 됩니다.
그래서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불안을 없애는 게 아니라,
불안을 ‘관리하는 힘’이에요.
불안을
고쳐야 할 문제로 보지 않고
조절할 수 있는 상태로 바라보는 것.
이 시선 하나만으로도
불안의 강도는 줄어들 수 있어요.
예기 불안을 다스리는 5가지 심리 처방전
[1] 불안을 ‘신호’로 해석하기
불안은 예언이 아닙니다.
지금 내 컨디션을 알려주는 신호일 뿐이에요.
“불안하네”
→ “나 지금 많이 긴장했구나.”
해석만 바꿔도
불안의 강도는 약해집니다.
[2] 문장에 ‘아직’ 필터 끼우기
미래로 튀어 나간 마음을
현재로 다시 데려오세요.
- 아직 전화는 오지 않았다
- 아직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 아직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3] 나를 보호하는 거리 두기
모든 상황을 완벽히 대비하려는 건
나를 지키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나를 먼저 소진시키는 방식입니다.
“여기까지만 생각하자."
이렇게 선을 긋는 것도
능력입니다.
[4] 몸부터 느슨하게
불안은 생각보다 먼저
몸에서 시작됩니다.
숨을 천천히 길게 내쉬고,
어깨 힘을 빼고,
물 한 잔을 마셔보세요
이완 행동은 신경계에
“지금 당장 위험하지 않아”라는
신호를 보내는 가장 빠른 방법이에요.
[5] 생각 대신 ‘행동 활성화’
불안한 생각의 늪에 빠지면
불안은 점점 더 커집니다.
하지만 행동하면 작아져요.
보고서 10분만 검토하기
질문 1개만 미리 적어두기처럼
지금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보세요.
이런 작은 행동들이
“나는 대처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의 실질적인 증거가 됩니다.
예기 불안은
당신이 약해서 생긴 게 아닙니다.
뇌가 먼저 겁을 내는 것뿐이고,
그만큼 당신이 그동안
잘해내려고 애써왔다는 뜻이에요.
지금도, 잘하고 싶은 마음인 거고요.
그럴 땐,
떨고 있는 뇌를 이렇게 다독여주세요.
“괜찮아.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하나씩만 해보자."
"충분히 대처할 수 있어.”
아직 오지 않은 일 때문에
오늘의 에너지를 미리 써버리지 말아요.
불안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조금씩 관리해보세요.
불안을 관리할 수 있게 될수록
당신의 멘탈력은 단단해지고,
당신은 더 유능해질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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