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린 독서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잔 마시고 기지개를 켜고 차 한 잔 타서 책장 앞에서 멈춘다. 어떤 책들이 있나 훑어본다. 한 권 한 권 살펴보다가 그날따라 내 마음에 들어오는 책이 있다. 그러면 그날은 그 책을 읽는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양이를 키우게 될 때 '고양이가 집사를 선택한다'라고 표현한다. 사람의 인연처럼 고양이와의 묘연이라는 게 있다고. 묘연을 떠올리며 오늘 아침 읽은 책을 생각해 본다. 책장에 꽂힌 수많은 책들 중에 지금 이 순간 이 책을 내가 꺼내 읽는 이유가 있으리라. 그것을 나는 책연이라 생각한다.
내 블로그에 ‘책연’이라고 검색하니 7개의 글이 있다. 책연으로 만나 책을 읽고 글로 기록한 것이 7개인 것이다. 책연을 느끼며 가장 먼저 쓴 글을 인용해 본다. 내가 쓴 글이지만 다시 읽으면 그 당시의 느낌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좋다. 기록의 쓸모이다.
“[부자의 운]이라는 책이 손에 잡혔다. 부자와 관련된 책인데 재테크를 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 아니었다. 인생을 사는 방법에 대한 교과서 같았다. 읽고 나니 기운이 나고 기분이 좋아졌다. 책장 속의 수많은 책들 중에 아직 읽지도 않았던 이 책이 내 손에 닿은 이유가 있었겠구나 싶었다. 책연(冊緣)이었구나.
주식을 시작하고 이제 3개월에 접어드는데 파랑이가 많을 때는 오히려 공부라 생각하고 잘 기다렸는데 빨강과 파랑의 공존이 계속되니 파랑이 너무 못나 보이고 조급한 마음이 생기게 된다. 파랑이만 없으면 지금 빨강이가 얼마나 돋보일까 싶고 그래서 파랑이를 없애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조급함에 더 빠른 선택을 하려 하고 더 빠른 길을 가려고 하는 듯하다.
어제는 이런 일들로 기분이 좀 안 좋았다. 내 일상이 침해받는 느낌과 함께 이런 식의 투자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일상에 주황불이 들어온 느낌이었다.
그 마음이 이 책으로 나를 이끌었는지이 책을 읽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다. 너무 무리하지 않고 나의 속도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는 걸 다시 깨달았다.
돈
"도리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득이 됩니다."
-돈, 돈 하지 말고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면 됩니다.
-묵묵히 열심히 사는 사람이야말로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어설픈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 대단한 게 아닙니다.
열심히 일하면서 자식을 키우고 남한테 폐를 끼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정말로 대단한 사람입니다.
[부자의 운]-사이토 히토리지음, 하연수 옮김, 다산북스
나는 지금 열심히 일하고 자식을 키우고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정말로 대단한 사람인데 지금 어설픈 초능력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2021.6.24. 의 기록-
오늘도 나는 책연으로 정철희 작가의 [교사의 독서]와 한재우 작가의 [노력이라 쓰고 버티기라 읽는]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읽고 있다. 읽다 보니 나에게 필요한 문장들이 들어온다. 그 문장들에 인덱스를 붙여두고 나만의 노트에 기록을 한다. 다음에 또 꺼내보기 위하여 다람쥐가 도토리 모으듯 소중하게 문장들을 모아둔다.
같은 문제가 생기면 꼭 찾아보자, 지금보다는 좀 더 단단하게 해결할 거라는 믿음으로 그 문장을 꾹꾹 눌러쓴다. 오늘 내게 온 그 이유를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