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독서모임에 대한 경험은 근무하던 학교에서 동료 교사들과 함께 한 교내 독서모임과 [부자는 됐고, 적당히 벌고 적당히 잘사는 법]의 저자 풍백 임다혜 작가의 하루 독서모임뿐이다. 모두 독서모임 회원으로 참여했고 독서모임 운영을 해 본 것은 <책모닝>이 처음이다.
독서모임에 크게 경험이 없던 내가 2년 동안 독서모임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독서모임을 통해 얻고자 한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난 이후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것, 그뿐이었다. 그래서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사람이 2~3명으로 적어도 유지할 수 있었다. 워낙 소규모의 독서모임이다 보니 한두 명이 빠지면 독서모임을 할 때 기운이 나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런 날도 기존에 하던 대로 진행을 했다. 서로의 의견을 조금 더 내며 서로에게 더 가까워지는 순간이 되기도 했다. 책을 읽고 내 생각과 다른 멤버들의 생각을 공유했기에, 그들의 생각 덕분에 내 독서의 지평이 넓어졌기에 그것으로 충분했다.
책모닝 멤버는 10명 이내였고 시간이 흐르면서 5명으로 멤버가 고정되면서 더 이상 추가모집을 하지 않고 이렇게 독서모임과 독서에 대한 책 쓰기로 우리들의 독서모임 시간들을 정리해 보기로 했다.
처음 독서모임을 운영할 때는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커서 모임의 체계적인 진행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독서모임을 몇 번 하고 나서는 발제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독서모임’과 관련된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발제문을 만들고 진행자는 진행을 하고 의견을 많이 제시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나는 학교 일을 하면서도, 병휴직을 한 동안에도 독서모임을 운영했기에 너무 어려운 방법으로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것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의 독서모임의 취지는 생각의 공유였고 거기에 나의 생각 또한 포함되었기에 독서모임을 진행하더라도 의견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이 모임은 독서모임이긴 하지만 독서스터디처럼 운영해 보자는 생각에 다다랐다.
책모닝 독서모임은 온라인으로 한 달에 한 번, 매달 넷째 주 토요일 새벽 6시에 한다. 멤버들이 모이면 한 달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서로의 일상을 주고받는다. 그 후 각자 책을 읽고 난 느낌과 인상 깊었던 부분을 요약해서 발표를 한다. 특별한 발제문 없이 개인이 읽고 생각한 대로 이야기를 한다. 개개인마다 생각한 것이 다르니 3-5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다른 멤버들은 그 시간 동안 충분히 경청한다. 자신이 생각한 부분과 비슷한 부분이 있으면 참고했다가 자신이 발표할 때 더 첨부할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모든 멤버의 이야기를 듣고 그 후 서로 책을 읽다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었던 것에 대한 질문을 하거나 상대방의 발표를 듣다가 생각난 것이나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에 대하여 토의한다. 그렇게 책 이야기를 나누고 독서모임 소감을 나누고 다음 책을 선정한다. 독서스터디라고 생각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선정도서를 정하는 방법이다. 미리 선정도서를 정하는 게 아니라 책 한 권을 읽고 그다음 책을 멤버들이 함께 고르기 때문이다. 연관된 도서를 선정하기도 하고 다른 주제의 도서를 고르기도 한다. 멤버들과 함께 책으로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다음 읽을 책을 선정한다.
독서모임 중에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인지, 발표 순서를 지명하거나 간단 요약이 필요한 경우에는 운영자가 나서서 해준다. 발표 순서를 정할 때의 팁은 줌에 접속한 순서로 한다. 독서모임을 진행함에 있어서 모두의 발언이 필요한 순간에 발언 순서가 정해져 있으면 누가 먼저 말하나 하며 눈치를 보는 시간이 줄어든다. 발언 순서를 멤버들이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정해놓으면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알찬 독서모임을 꾸릴 수 있다. 또한 토의 주제에 따라 참여자의 자율에 맡겨 의견을 듣기도 한다.
독서모임을 하고 싶은데 참여할 수 있는 독서모임이 없다면 스스로 운영자가 되어보길 권한다. 남들보다 먼저 독서모임을 준비하는 부지런함과 함께 읽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초보 운영자도 독서모임을 운영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목적, 독서모임을 하고자 하는 이유, 운영자의 성향에 따라 독서모임 운영방법을 자유롭게 달라질 수 있다. 함께 읽고 생각을 공유하는 것이 독서모임의 가장 큰 목적이니 처음부터 완벽하게 진행할 생각을 하지 말고 시작해도 된다. 운영자가 진행을 위주로 하여 발제문에 따른 이야기를 나누게 할 수도 있고 운영자가 책을 읽고 온 멤버들에게 책과 관련한 내용을 강의로 설명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독서모임을 운영하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그러니 함께 읽고 싶은 그 마음만으로 작게 시작해 보길 권한다. 내가 운영하는 독서모임도 해 보고 남이 운영하는 독서모임에도 참여하다 보면 어떤 독서모임이 나에게 더 괜찮은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독서모임은 각각의 개성에 맞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느 독서모임이든 독서를 바탕으로 하기에 성장하는 나의 삶에 큰 자극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독서모임 운영자의 기본자세는 남들보다 조금 더 성실하고 잘 안 될 때도 실망하지 않은 마음과 잘 들어주는 귀와 집중하는 눈이 있으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