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블로그를 2021년 4월에 시작했다. 처음에는 독서기록과 일상에서 겪었던 일들을 글로 썼다. 작년에는 갑상선암을 수술하면서 내 삶을 전체적으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정말 열심히 책을 읽었고 블로그에 글을 썼다. 그러면서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블로그를 시작하라 하고, 글을 써보라고 많이 권유했다. 그럴 때마다 ‘난 너처럼 그렇게 관심이 없어’, ‘블로그 할 시간도 없어’, ‘난 너무 힘들어서 그런 에너지가 없어’라는 말들이 되돌아왔다. 어쩌다가 “요즘도 블로그 해?”하고 물으면, “그냥 책 읽은 거 블로그에 글로 올리지 뭐” 하고 가볍게 말하고 넘긴다. 그 대답도 물어보지 않으면 먼저 말하지 않고, 물었을 때 대답하더라도 먼저 권유하지 않는다. 대신 함께 할 사람들을 온라인에서 모집해서 함께 한다. 블로그를 하고 싶은 선생님들을 모집해서 2년째 ‘쓰기의 즐거움’이라는 교사 블로그 밴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산책을 하면서 ‘나는 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싶었을까’를 떠올려 봤다. 그 당시에 내가 보내는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었다. 그리고 성장에 대한 허기가 졌었다. 그래서 뭐라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날마다 꿈틀거렸다. 그때, 혼자 시작하기엔 오래 하지 못할 것 같아서 온라인으로 함께 블로그를 시작할 교사를 모집을 했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같은 취미를 갖는 것은 너무 신나는 일이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밴드는 운영되고 밴드 교사들은 열심히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학교에서 만나는 교사들께 ‘저널링을 하자’, ‘기록하자’라고 하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하는 교사들이 많을 것이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재테크 공부해서 교직 탈출을 꿈꾸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을 것이다. 나 또한 작년에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교사로서 뭘 더 하느니 열심히 재테크 공부해서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 게 제일 낫겠다 하는 마음으로 재테크 책을 읽고 모임도 하며 공부를 했다. 그런데 공부를 할수록, 내 마음속에서 ‘그게 진짜 네가 원하는 거야?’ 하는 의문이 생겼다. 스마트 스토어로 돈을 버는 사람, 블로그를 수익화하는 사람들의 강의를 듣고 방법을 안내받았지만 나는 할 수 없었다. 겸직신고를 하고 그런 것을 할 만큼 내 배포가 크지 않았다. 그리고 나의 생각들을 감시받고 싶지 않았다.
내가 이 이야기를 왜 하는가 하면, 글을 쓰는 것은 교사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빨리 탈출하고 싶다고 하는 교사들에게 저널링이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저널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글로 쓴 것으로 성찰적 글쓰기를 말한다. 교사는 자신의 삶에 대한 저널뿐만 아니라 아이들과의 수업을 하고 난 후에 수업 저널, 학생을 관찰하고 나서 학생생활지도 저널도 함께 쓸 수 있다. 이렇게 저널링을 하면서 교사는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다. 돈을 버는 게 우선인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싶은지, 남을 도우며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지를 알게 된다. 본인이 돈을 버는 게 더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 그땐 교직을 그만두면 된다. 맞지 않는 일을 하는 것보다는 내게 맞는 일을 하는 게 더 오래 하고 즐겁기 때문이다.
작년에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면서 나를 참 많이 들여다봤다. 그렇게 마음속을 들여다보니 ‘교사가 아직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아직은 학생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힘들어도 나를 믿어주던 학부모님과 학생들이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나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도 재테크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교사도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해야 한다. 하지만 전업투자자가 될 것처럼 하는 것은 내게 맞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좋아한다. 학급은 작은 사회다.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그 작은 사회를 잘 꾸려가고 싶다. 내가 꿈꾸는 교사는 내 아이들이 만났으면 하는 담임교사이다. 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사를 하고 싶다. 저널링은 자기 자신을 닦아주는 거울과 같다. 분명 교사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제공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