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교사들에게 필요한 건 "중꺾마"

by 쓰는교사 정쌤


한승주 논설위원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국민일보, 2022.12.14)이라는 칼럼을 읽었다. 지난 해 대한민국의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이 확정된 후 선수들이 펼쳐 든 대형 태극기에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말이라고 전한다. 마스크 투혼을 보여준 손흥민, 포르투갈전 역전 결승골을 넣은 황희찬, 한국 선수로는 첫 월드컵 멀티골을 기록한 조규성 선수 모두 '중꺾마' 정신이 축구팀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월드컵으로 전 국민에게 각인된 말이지만 사실 원조가 따로 있다고 한다.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 롤) 프로게이머 데프트(26, 김혁규)는 프로선수 데뷔 10년, 그는 대부분의 시간을 '언더도그(약자)'로 지냈다고 한다. 데프트가 이끄는 팀 DRX가 작년 10월 롤드컵에 가까스로 진출했을 때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첫 본선 조별리그에서 패배한 데프트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앞으로 팀플레이만 잘한다면 충분히 상대를 꺾을 수 있어요. 패배에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끼리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어요." 이 말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영상 제목으로 쿠키뉴스 게임 유튜브에 나갔다고 한다. 그렇게 최약체로 평가되던 팀은 결승에 올라, '최강자' 페이커를 만나 '이겼다'. 일곱 번 도전 끝의 첫 우승이라고 했다.


데프트는 "최고의 선수들만 모여 있다고 우승하는 건 아니다. 결국 5명이다 자기 역할을 해줘야 이길 수 있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지더라도 잘 지는 게 중요하다. 지면서 더 배운다. 즐기자. 실패에 필요 이상으로 분해하면 나에게 손해다. 최대한 추스르자"는 말도 했다고 한다.


칼럼을 읽으면서 지금 선생님들에게 필요한 마음은 '중꺾마', 즉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4차 집회에서 6개의 교원단체들이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름 없는 선생님들이 거리에서 외쳤기에 이루어진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작은 점들이 모여서 검은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묵묵히 참아내고, 성실하게 자기몫을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참았는데 이번만은 참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여태 참아온 결과가 더 많은 민원과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하는 사회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어린 후배교사의 죽음을 맞이했다.


이름 모르는 나도 마음이 아픈데 가족들은, 친구들은, 동료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진다. 한 명 한 명이 참아내고 감내해서 그게 쌓이고 쌓여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서 '난 괜찮아' '나랑은 상관없어' 말할 수 있는 교사가 있을까? 나는 진심으로 묻고 싶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정말 이런 문제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


지금 함께 아파하고 계신 선생님들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말하고 싶다. 분명 관심없는 사람들로 인해서도 속이 상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들께서 아파하시며 거리에서 하나의 점이 되셨기에 지금의 변화들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분명 좋은 사람들이 한걸음씩 더 걸었기에 더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 하는 그 일이 자신의 이기심이 아니고 학생들을 위하고 우리 나라 교육을 위한 길이라면 믿고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중꺾마'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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