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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Oct 25. 2023

마음속에 씨앗을 심어봐

어렸을 적 나는 조용하고 성실한 아이였다. 나서지 않았을 뿐 내 안에는 열정이 가득했다. '왜?'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가난했지만 끈기 있게 공부한 덕에 선생님들의 배려를 조금 더 받으며 자랐다. 물론 언제나 그렇지는 않았다. 좋은 적도 있고 힘든 적도 있었다. 

교실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있다. 외향적이고 성격 좋은 아이들, 조용히 자기 할 일을 하는 아이들, 소심해서 혼자 외로이 지내는 아이들, 장난치고 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 몸이 아픈 아이들, 마음이 아픈 아이들... 아주 다양한 아이들이 교실이라는 한 공간에서 생활한다.

외향적인 아이들이나 장난치고 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은 교사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다. 가만히 있지 못하니 교사가 계속 보게 되고 더 많은 관심을 쏟게 된다. 조용하게 자기 할 일을 하거나 혼자 조용히 지내는 아이들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니 교사가 애써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다. 나는 이 아이들을 많이 바라본다. 교사의 시선이 필요한 곳에 더 머물게 하려고 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지금 내 모습이 초라하더라도 꼭 꿈을 꾸라고 이야기한다. 마음속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꿈꾸고 노력하라고 한다. 지금 가난하고 힘들어도 분명 그렇게 꿈을 간직하고 노력하며 자라는 학생은 그 꿈을 이룰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그 산 증인이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준다.

"선생님이 초등학생 때, 담임선생님이 재미있는 이야기 해 준 날이 있었어. 그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면 나도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 꼭 해줘야지' 하고 생각했어. 그렇게 나도 교사가 되어야지 하는 꿈 하나를 마음속에 심었지. 그리고 고등학생 때 화학수업을 듣는데 너무 재밌는 거야.  화학선생님도 좋아해서 화학전공을 해서 제약회사에 가거나 약사가 되고 싶다고 꿈을 꿨었지. 결론은 모두 해봤다는 거야. 너희들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너희들 마음속에 씨앗으로 심어봐. 그러면 언젠가는 그 싹이 날 거야. 이건 진짜야."

고학년 아이들을 가르칠 때 해주었던 말이다. 마음속에 자신의 꿈을 씨앗처럼 심으라고 했다. 그게 하나여도 좋고, 두 개여도 그 이상이어도 좋으니 다 괜찮다고 했다. 나는 아이들이 꿈을 꿨으면 좋겠다. 허무맹랑한 꿈이어도 간직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 그런 말을 진심으로 해줄 수 있는 내 직업이 참 좋았다. 그런 말을 할 때 반짝거리는 아이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교육은 진심을 논하기엔 너무 서비스가 된 것인가. 나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꿈을 꾸라고 이야기한다. 10대 아이들이 꿈을 꾸지 않는다면 누가 꿈을 꾼다는 말인가. 하고 싶은 게 많은 아이들이길 바란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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