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닥거리

2026년 1월 14일 수요일 날씨: 한겨울

by 대차게해봄

좌불안석.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겠지. 오늘은 마음이 유난히 안절부절못했다. 이유라도 알면 걱정을 놓을 텐데, 이유가 없어서 걱정이 걱정을 낳았다. 손이 자꾸 휴대폰으로 갔다.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를 물었다.

“언니야, 별일 없재?”

“지영아, 집은 팔렸어? 애 먹었어. 이사 준비 잘해.”

“소녀... 새해 인사가 늦었사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소서.”

언니, 친구, 글벗 같은 선생님께 오랜만에 연락했다. 다행히 모두 무탈했다. 목소리와 답장 모두 평소와 같았다.


그럼 도대체, 이 찜찜함은 어디서 오는 걸까. 나는 답을 모를 때마다 정리를 한다. 드레스룸과 화장대를 정리했다. 공간이 깨끗해지면 마음도 반듯해질 거라 믿었건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가만히 앉아 있지도, 설거지도 못 할 정도였다. 책점이나 볼까. 책장에서 아무 책이나 한 권을 꺼내 확 펼쳤다.


“내 속에 숨어 있던 시간들을, 나는 쓴다. 어느 날의 웃음과 어느 날의 슬픔이 단어로, 문장으로 바뀌는 걸 본다. 모호했던 감정들이 선명해질수록 점점 가벼워진다. 며칠 쓰지 않으면 헛배가 부른 것처럼 답답하다. 한바탕 다다다닥 두드리고 나면 내 몸에서 빠져나간 언어만큼 나는 날씬해진다.”


이거였나 보다. 어제도 오늘도 진득하니 읽고 쓰는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 그래서 내 마음에 뭐가 끼였나 보다. 어쩌면 읽고 쓰는 시간은 나에게 푸닥거리일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푸닥거리. 내 속에서 웅웅거리는 놈들을 활자로 앉혀놓으며, 불안을 잠재우고 ‘낸중’을 그려보는 시간. 내일은 일찍 일어나, 한 판 크게 벌려야겠다.

<대차게해봄>

매일 푸닥거리 한 판


* 인용 : 책<깊이에 눈뜨는 시간> 라문숙, p.156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