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2026년 1월 26일 월요일 날씨: 몸도 겨울

by 대차게해봄


감기에 걸렸다. ‘10년 만에’ 라는 말을 붙이려다 의심이 들었다. 진짜 10년 만일까. 내 기억이 정확한 걸까. 예전 글 파일을 열어놓고 Ctrl+F를 눌러 ‘감기’를 입력했다.

아니었다. 23년 12월 29일에도 감기에 걸렸다. 이날 이후로는 처음이 맞다. 워낙 감기에 안 걸리는 체질이라, 감기는 내게 별난 사건이기에 기록하게 된다.


역시, 확실한 기억보다 엉성한 기록이 더 정확하다. 증거가 있으니 ‘10년 만에’라는 말은 붙일 수가 없다. 그런데, 이런 감기 따위의 기록이 무슨 쓸모가 있을까. 누가 내 감기 이력을 궁금해한다고.

나는 늘 쓸모를 계산한다. 특히, 나의 쓸모에 대하여. 나는 쓸모 이상의 어떤 의미를 가질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 의미를 기어코 찾아 써내기 위해, 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몸살 기운까지 올라오는 독한 감기에 걸렸지만, 나는 오늘도 읽고 썼다. 대단해서가 아니라 이게 내가 나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음, 아직 살아있군. 늘어지고 싶은 나를 다잡는다. 이제는 쓸모를 다하러 떠나야겠다. 저녁밥 차리러 출발!


<대차게해봄>

아파도 밥은 차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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