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7일 화요일 날씨: 온 가족이 감기 걸린 겨울
“저의 모든 목표를 의심하고 있어요.”
며칠 전 독서 모임에서 내가 말했다.
출산하고 바로 다음 해, 2021년에 나는 어떤 학원에서 돈공부를 했다. 원장님은 이런 말을 밥 먹듯이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못 버는 인간은 죄인이다.’ 나는 죄인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세상 좋다는 목표를 다 때려 넣어 5가지를 만들었다.
초짜 사주 선생님께 돈을 좇지 말라는 얘기를 들은 후 이 목표를 다시 봤다. 내 진심이 아니었다. 열등감이 낳은 목표, 질투가 키운 목표, 잘 나가는 사람의 특징을 죄다 끌어와 내 목표에 앉혔다. 내 안에서 뭔가를 찾아야 했는데 내가 가진 것은 별 볼 일 없었다. 다른 사람의 것을 가져와 내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
나는 알고 있었다. 이 많은 목표에 닿을 수 없다는 걸. 우울이 불쑥불쑥 올라왔다. 늘 전전긍긍했다.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일만 ‘일’ 같았고, 그 외의 모든 시간은 ‘낭비’처럼 느껴졌다. 쉬면서도 쉬지 못했다. 쉬면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았다.
요즘 나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한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을까. 자산이 얼마인지, 직업이 뭔지, 얼마나 출세하는지는 다 뺀다. 그리고 지금보다 무엇을 더할지는 고려하지 않는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 고민한다.
이러고 사는 중에 책<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가져야 할 부에 대하여>를 만났다. 나와 찰떡궁합이었다. 어쩌면 돈공부 학원에 다닐 때 꿨던 꿈이 예지몽이었을 수도 있겠다. 꿈에서 이 책의 작가 고명환 님이 나를 엄청 포근하게 안아주셨다. 포근한 포옹은 어떤 성공의 예고가 아니라 어떤 방향의 예고였을까. 책은 지금 나의 고민을 모두 이해한다고, 당장 땡전 한 푼 나오지 않는 읽기와 쓰기를 더 많이 하라고, 내 눈높이에 맞춰서 아주 쉽게 설명해줬다. 자기계발서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마구잡이로 닦달하지 않았다. 꿈에서처럼 나를 안아줬다. 안도감도 들었다.
오늘은 내 감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에서 2시간 30분을 기다렸고, 포도 감기 때문에 소아과에서 1시간 30분을 기다렸다. 대기실에서 나는 책을 읽었다. 전투적으로 읽지 못했고, 후루루루 읽었다. 이제 다시 치열하게 읽으며 남의 얼굴을 한 목표부터 덜어내야겠다. 그 꿈이 예지몽이었다면, 아마 이런 예고일 것이다.
“너는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답게 살기 위해서 읽고 쓰게 될 거야.”
<대차게해봄>
내 모든 목표를 의심
+
예전 인스타를 삭제하면서 이 댓글은 캡쳐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