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31일 토요일 날씨: 병원은 더워요
"아빠, 자꾸 설쳐야 힘이 나지. 무슨 날 받아났나."
아빠는 마지막 진료 때 의사에게 '디기 심각한 말'을 들었다.
"의사가 막 뭐라카는데, 또 준비하라 카드라."
엄마가 전화로 전해줬다. 나는 그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이미 아빠에게 2개월 시한부 인생을 예언했던 의사, 자기 말대로라면 이미 죽었어야 하는데 안 죽고 병원에 꼬박꼬박 오는 게 반가울 법도 한데, 의사는 굳이 안 해도 되는 나쁜 말만 늘어놓은 게 분명했다.
병원 가기 전까지만 해도 아빠는 괜찮았다. 영상 통화를 할 때마다 웃었고, 운동도 했다. 그런데 병원에 다녀온 후 아빠는 드러누웠다. 꼼짝도 못 하고 계속 잤다. 온몸이 아프다고 했다. 영상통화를 할 힘조차도 없었다. 나는 병이 사람을 눕힌 게 아니라, 의사의 말이 사람을 눕힌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지난주 아빠는 "내가 생일 때까지 살겠나." 라고 했지만, 생일인 오늘은 다행히 지난주보다 말이 많았다. 밥양도 늘었다. 아빠 스스로 조금씩 이렇게 느끼는 것 같다. 의사 말은 틀렸다. 나, 지금 당장, 죽지는 않는다.
나는 누워있는 아빠를 일으켰다. 팔짱을 끼고 함께 걸었다. 걸어봐야 병원 복도, 세상에서 제일 특별할 것 없는 길, 하지만 누구나 걸어서 씩씩하게 나가야만 하는 길. 우리는 몇 바퀴를 돌았다. 그리고 나는 아빠 눈을 보고 단호하게 말했다.
"아빠, 자꾸 설쳐야 힘이 나지. 죽을 날 받아났나. 의사 말이라고 다 믿을 필요 없어. 아빠, 힘을 내!"
아빠는 어, 어, 오야, 오야, 했다.
<대차게해봄>
당신을 눕히는 말에서 도망치세요!
모두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