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일 월요일 날씨: 겨울은 추워야 제맛~!
내일부터 다시 수영 강습을 시작하는 포도, 샤워하고 나와서 머리를 조금이라도 빨리 말리기 위해 머리를 잘라줬다. 누가? 내가! 전업주부는 못 하는 게 없는 법이다. 아니, 돈을 절약할 수 있다면 못하는 것도 하게 되는 법이다.
‘5~7세 여자아이 일자 머리 자르기’ 라는 유튜브 영상을 두 번 연속으로 봤다. 유튜브는 정말 친절한 세상이다. 모르는 걸 다 알려준다.
“엄마, 내 귀는 자르면 안 돼.”
포도가 내게 당부했다.
“포도야, 귀 근처에는 가지도 않을 거야. 조금만 자를게.”
바로, 실전 돌입.
스걱스걱, 머리카락 잘리는 소리가 산뜻했다. 소리에 리듬이 붙으니, 나는 프로페셔널한 헤어디자이너가 되었다. 포도 머리를 처음 잘라줄 때만 해도 머리숱이 적어 자를 것도 없었다. 지금은 아니다. 머리를 똥구멍까지 기르고 싶다는 취향이 확실한 어린이로 성장한 포도는 추가로 손질할 데가 많았다. 손질인지 수정인지는 헤어디자이너만 알지롱롱롱.
“엄마, 또 손질해?”
급기야 짜증까지 냈다.
“포도야, 오늘 엄마가 얼마나 잘 잘랐는지 알아? 뒷모습 아주 예뻐.”
포도는 뒷모습을 사진 찍어달랬다. 나는 잠깐 당황했다. 사실은 머리가 좀 많이 삐뚤었기 때문이다. 아니야, 이 정도면 선방이지. 나는 나에게 최면을 걸고, 표정 관리를 해가며 사진을 보여줬다. 포도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녀의 침묵은 정확했다. 네 눈에도 삐뚤빼뚤한 라인이 보이는구나. 이제는 속이기도 어려운 어린이가 되어 버렸다. 아주 조금 자연스럽게 삐뚠 머리가 되었지만 괜찮다. 머리를 풀고 다닐 일은 거의 없다.
오늘 나는 2만 원을 벌었다. 어린이 커트 비용 2만 원이 통장으로 입금된 건 아니지만, 나의 적극적인 생활력으로 절약한 돈은 내가 번 돈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전업주부의 노동을 돈으로 환산하면 꽤 뿌듯해진다. 요즘은 인건비가 워낙 비싼 세상이니까. 할 거 다 하면서 2만 원이 어디야? 선방했다!
<대차게해봄>
못하는 거까지 다 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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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집 미용실을 개장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