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1일 수요일 날씨: 춥지 않아, 괜찮아
어제, 포도를 재운 후 바로 일어나려고 했었다. 삑사리는 늘 ‘했었다’에서 온다. 했었다. 그런데, 못했다. 눈을 떴을 때 온천지가 깜깜하고 고요했다. 그리고 나는 단박에 알아차렸다. 무거운 한숨이 나왔다.
‘어제는 글을 쓰지 못했구나. 새벽이 됐구나.’
매일 글쓰기를 한지, 어제는 703일째 되는 날이었다. 매일, 매일 못 쓸까 봐 조마조마한 적이 많았다. 어제서야 비로소, 삑사리가 났다. 쓰지 못했다. 바로, 이런 말을 한다. 괜찮아. 내가 이렇게 쿨하다니. 이날을 기다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하루쯤은 필요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서. 요즘 키움 어플에 빠져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슬픔에 취했다. 아빠의 컨디션이 저조해질수록 나도 덩달아 시들시들해졌다.
자기 위로도 아니고, 자기 합리화도 아니고, 괜찮다. 정말 괜찮아서 하는 말이다. 하루 못 썼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일도 없다. 나의 매일 글쓰기 챌린지에 흠이 생긴 것도 아니다. 하다 보면 쓰다 보면 이럴 수도 있다. 암요, 암요. 고개를 끄덕인다.
삑사리는 이미 지난 일이다.
오늘은 오늘의 글만 생각하자.
오늘의 삶만 생각하는 거다.
<대차게해봄>
실수는 잊어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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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12월 14일 이전에 쓴 글을 블로그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