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의 행복을 온전히 빌어줄 수 있을까
그의 옆 자리가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가 행복할 수 있다면, 한번 더 웃을 수 있다면
그냥 그렇게 그의 행복이 깨어지지 않기를 기도해 줄 수 있을까
그의 행복을 위해 내가 더 아파야 한다 할지라도
그가 한번 더 웃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 줄 수 있을까?
나는 그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해 줄 수 있을까
그와 함께 걷는 이가 더 이상 내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가 걸어가는 길을 그저 그렇게 멀리서 바라보며
걷다 지치지 않기를, 너무 힘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 줄 수 있을까
그렇게 나의 사랑은 그가 떠나간 후에도
그의 행복을 나의 행복보다 우선순위에 둘 수 있을까
그가 떠나간 빈자리에 홀로 서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가는 길을 축복해 줄 수 있을까
혹여 그의 행복을 위해 내가 조금 더 아파야 한다 할지라도
그의 한 번의 미소를 위해 내가 조금 더 고통스러워야 한다 할지라도
그의 내일을 위해 나의 소중했던 어제가 의미 없이 지워진다 할지라도
그가 조금 더 행복하기를, 그가 한번 더 웃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 줄 수 있을까
나의 사랑은 그리 대단치는 못해서
다른 이와 함께 가는 그의 행복을 빌어줄 자신이 없다.
나의 사랑은 그리 대단치는 못해서, 나의 사랑은 너무도 이기적이어서
나의 사랑은 아직 성숙하지 못해서, 나의 사랑은 고작 이것뿐이라서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옆에 서있는 그의 행복을 온전히 바래 주지는 못할 것만 같다.
내가 아닌 다른 이와 함께 걷는 그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해 줄 수는 없을 것만 같다.
그 정도밖에 안 되는 한심한 사랑이라고, 그것밖에 안 되는 못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할지 모르지만
내 머리는, 내 가슴은 아직 그의 행복을 빌어줄 자신이 없다.
이제 겨우 용기 내어본 내 마음이 너무 소중해서
아직은 그의 행복을 먼저 빌어주지는 못할 것 같다.
아주 먼 훗날 그와의 기억이 추억이 되는 어느 날
그와의 시간을 웃으며 마주할 수 있는 어느 날
그렇게 그와의 기억이 흐릿해질 만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의 행복을 온전히 바래 줄 수 있을지도, 그가 걷는 길을 웃으며 응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직은 이제 겨우 시린 겨울을 견디고 피어나려 하는 한줄기 내 사랑의 감정이
이제 겨우 뛰기 시작한 멈춰버린 것만 같았던 내 심장이
흐르는 눈물 대신 용기내어 지어본 작은 미소가 너무 소중해서, 너무 간절해서
그의 행복을 먼저 빌어주지는 못할 것 같다.
못난 사랑이라 비웃어도 괜찮다.
사랑이 두려워져 버린 내 순정을 먼저 위로해야 했으니까
못난 사랑이라 욕해도 괜찮다. 한심한 사랑이라 비웃어도 괜찮다.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다 폄하해도 괜찮다.
찢기고 상처 입은 내 마음을 먼저 감싸 안아야 했으니까
얼어붙어 차가워진 내 심장을 먼저 뛰게 했어야 했으니까
사람이 무서워져 버린, 사랑이 두려워져 버린 내 순정을 먼저 위로해야 했으니까
그렇게 나라도 내편이 되어주어야 했으니까
그것이 내가 나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니까
그래야 다시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 것만 같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