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시간

공간의 재배치

by 루이아빠

세월이 흐르고 인생의 두 번째 단계로 접어든 요즈음, 부동산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자산이 축적되고 본격적인 노후를 준비할 시간이 다가오니, 이제는 '한 방'을 노리는 큰 투자보다 인생 전체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며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에 더 마음이 간다.


내가 미국 배당성장 ETF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바로 그 '컨셉'에 있다. 우량주로 구성된 시스템 안에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소모전 없이도, 스스로 성장하는 배당금을 통해 선순환하는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는 것. 이 매력적인 구조를 독자분들도 반드시 깊이 있게 공부해 보시길 권한다.


대한민국 부동산에 대해 나는 더 이상 미련이 없다. 냉정하게 보건대, 우리나라는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올랐으나 성장 동력은 멈춰버린 국가다. 우리는 성장판이 닫힌 채 그저 '잘 사는 나라' 중 한 곳이 되었고, 사회적 지향점 또한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보다는 유럽식의 정체 모를 무언가로 향하고 있다. 이제 국내 부동산은 철저한 양극화를 기반으로 한 '똘똘한 한 채' 외에는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판단이다.


특히 국내 부동산 투자의 치명적인 단점은 내 자산의 전부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원화'라는 화폐에 몰빵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실거주 한 채를 마련하는 단계까지는 유효할지 몰라도, 급여 소득이 멈추고 레버리지 활용이 제한되는 은퇴자의 입장에서 국내 부동산은 가혹한 전장이다. 정치인들이 만들어 놓은 '다주택자 금지'라는 수만 가지 누더기 규제와 포퓰리즘적 과세 체계는 노후 준비와 자산 증식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한국에서 수익형 부동산이나 임대사업으로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것은 이제 너무나 피곤하고 비효율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나의 시선이 미국 ETF와 해외 부동산으로 향하는 것은, 이러한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달러나 엔화 같은 기축통화로 자산을 분산하고자 하는 강력한 생존 의지이기도 하다.


여기서 내가 새롭게 '알아차린' 또 다른 부자의 순간은 바로 일본 도쿄 중심지의 부동산이다. 만약 내가 40대 초반에 지금의 생각을 가졌다면 익숙한 뉴욕 부동산을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인생의 흐름을 관조하게 된 지금, 나의 감각은 무한 성장하는 미국 대신, 성장을 끝내고 쇠퇴의 길만 남은 듯 보이나 그 안에서 독보적인 질서를 유지하는 도쿄의 공간에 끌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의 패턴인 동시에 내면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중요한 것은 이 변화 속에서 '깨어있음'과 새로운 순간을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누구나 부자의 순간을 알아차릴 수는 있지만, 실행의 속도는 제각각이다. 미국 ETF는 빠르게 행동으로 옮겼고, 일본 부동산은 여행을 핑계 삼아 몇 달에 한 번씩 오가며 공부 중이다. 흔히들 일본 부동산은 거품 붕괴 후 수십 년간 폭망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최근 도쿄 중심지의 변화를, 아자부다이 힐즈와 모리 빌딩이 재개발한 타워멘션의 압도적인 위용을 실제로 본 적이 있는가?


수백억에서 수천억에 달하는 레지던셜 가격은 부동산 양극화의 끝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외국인으로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것이 기관 투자자들조차 '빤스런' 할 만큼 험난한 길임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본에 법인을 세우고 나의 공간 일부를 그곳으로 옮기려 하는 것은, 일본 부동산이 단순한 투자처 이상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로서 나의 목표 수익률은 연 10%다. 10억을 투자해 매년 1억을 벌고, 복리 효과를 누리며 자산을 지키는 것. 변동성 없이 이 수익률을 오랜 시간 지켜내기 위해 나는 다시 일본 부동산을 분석한다. 도쿄 중심 3구의 신축 수익률이 2%대라지만, LTV 60%에 대출금리 3%라는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가치를 높인다면, 지분 투자금 대비 연 10%의 수익은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수치다. 신주쿠나 시부야구에서 월세 1,500만 원의 수익처를 찾는 일, 분명 빠듯하지만 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내가 국내 상업용 부동산을 포기한 가장 큰 이유는 공실률과 경제의 노후화다. 우리나라는 일본식 양극화를 따라가면서도, 상업 시설은 훨씬 더 처참하게 무너질 것이라 예상한다. 정치적 불안정성과 섣부른 분배 중심의 정의감이 지배하는 경제 구조에서는 더 이상의 동력을 찾기 어렵다.


하루하루의 고민 끝에 도달한 이 결론들은 교육과 알아차림의 산물이다. 공간에 대한 투자는 결국 나의 삶을 어디에 위치시킬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나는 한국에서 '사는 집 한 채' 외의 모든 자산을 더 넓고 안전한 세계의 시스템 위에 재배치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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